“IPTV는 방송 아니다” KT 출신 권은희의 합산규제 발목잡기
“IPTV는 방송 아니다” KT 출신 권은희의 합산규제 발목잡기
미방위 합산규제 법안소위 회의록 살펴보니… 전병헌 “KT가 삼성보다 강한 것 같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IPTV의 매체특성과 위성방송의 공익적 성격을 이유로 합산규제처리를 반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IPTV와 위성방송을 겸영하는 사업자가 KT뿐인 상황에서 KT이사출신인 권 의원이 출신회사의 편들기를 한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12월 2일과 12월 29일 열린 법안소위 회의록이 지난주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그동안 합산규제를 논의한 법안소위는 3차례 열렸으나 앞선 두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따라서 권 의원이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한다는 사실만 보도됐을 뿐 구체적인 회의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합산규제는 IPTV와 유료방송의 시장독점을 통합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KT는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IPTV인 올레TV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소유한 KT의 합산점유율이 28%에 달해 추가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2일 열린 법안소위 회의에서 IPTV는 ‘플랫폼’이라는 매체 특성을 이유로, 위성방송은 ‘공익성’을 이유로 합산규제 도입 반대 의사를 밝혔다. 권 의원은 “IPTV를 방송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내가 볼 때는 방송이 아니다. 플랫폼이다. 보도기능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또 권 의원은 “위성방송은 도서벽지, 산간지역을 위해서 나온 것이고 좀 더 크게 보면 남북통일을 위해서 있는 것인데, 그것과 IPTV를 동일시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권은희 의원 홈페이지.
 

권 의원이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두 차례 회의에서 “상당히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내세웠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이정구 방송진흥정책관은 “3분의 1로 규제기준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일정 기간 지나면 일몰 되도록 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일몰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자 야당의원들은 정부여당이 ‘KT편들기’를 한다며 반발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법안은 방송공정성 특위에서 오랫동안 논의해서 합의한 내용”이라며 “이걸 반대하는 건 KT밖에 없기 때문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음 법안소위에서 최 의원은 “방송정책 경험상 한 사업자(KT) 때문에 명약관화한 일을 이렇게 오래 끄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KT가 이렇게 영향력이 큰지 몰랐다”며 “삼성의 몇 배가 되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 정부의 태도나 답변의 기조를 보면 참으로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합산규제의 필요성에 관해 전 의원은 “방송은 다양성 측면이 중요하다”며 “한 사업자가 2500~2600만 가구 중 3분의 1까지 점유하면 엄청난 영향력과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상호 새정치연합 의원은 “위성방송이 IPTV와 결합해 점유율을 확장하면서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SO와 균형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법안소위에서 권 의원이 언론보도를 문제 삼으며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 의원은 “최근 보도된 기사를 보면 ‘KT는 자사 출신 권은희 의원을 앞세워 반대만 했다며 새정치연합 관계자가 불편함을 드러냈다’는데 이 관계자가 누구냐? 마치 내가 KT의 사주를 받고 무작정 반대했다는 것으로 들려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야당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최 의원은 “(권 의원이) 반대한 것을 반대했다고 인터뷰한 게 뭐가 문제여서 해명을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찬성을 했는데 반대 입장으로 보도가 됐다면 문제가 있지만, 논의과정 일부가 보도됐다고 해서 문제제기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합산규제는 융합시대의 트렌드에 맞지 않는 법이라서 반대한 것이지 KT를 편든 것은 아니다. 현행 합산규제 법안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차후 방송법과 통합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이 KT 이사출신이기 때문에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한다는 지적에 관해 권 의원은 “방송사 출신은 방송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것이냐”라며 “그렇다면 KT가 IT분야 전반에 얽혀있기 때문에 미방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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