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앞두고 KT 덤핑 논란, 누구 말이 맞나
합산규제 앞두고 KT 덤핑 논란, 누구 말이 맞나
케이블업계“KT가 덤핑으로 시장교란”...KT“케이블업계의 여론전”

유료방송 합산규제 입법을 앞두고 케이블방송업계와 KT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KT가 최근 부산지역에서 덤핑판매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케이블업계는 이를 조사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KT는 해당지역의 저가상품판매는 케이블업계가 먼저 주도했다고 반박했다.

지난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KT가 덤핑으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방통위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KT동부산지사가 해당 지역 아파트에 187개 채널을 보유한 디지털 유료방송의 월 이용료를 6,600원에 제공하고 가구 내 모든 TV에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홍보팀 김용배 팀장은 “부산지역에서 KT가 덤핑에 가까운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다른지역에서도 공짜에 가까운 저가의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어 방통위에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덤핑 의혹을 받는 KT의 해당 상품의 문제에 관해 김용배 팀장은 “일반적으로 KT의 187개 채널 상품은 1만원 이상”이라며 “이를 6,600원에 제공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한 집안의 복수 TV에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2,200~4,400원까지 가격을 덤핑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KT는 케이블업계가 먼저 유사한 상품을 내놓았다며 맞섰다. KT관계자는 “해당 지역 케이블업체가 이미 같은 아파트에 비슷한 가격의 방송상품을 판매했다”며 “대응차원에서 저가상품을 제안한 것이며 실제 영업이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 KT의 결합상품 홍보 현수막. 케이블업계는 KT가 부산지역 외에서도 공짜에 가까운 결합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방통위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최근 벌어진 케이블업계와 KT간의 갈등은 ‘유료방송 합산규제’법안과 관련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7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을 법안소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합산규제 법안은 지금까지 IPTV와 유료방송의 점유율을 따로 계산해 독점을 규제했던 방식을 통합해 전체 점유율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합산규제를 적용할 경우 KT의 IPTV인 올레TV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이 28%에 육박하게 돼 신규가입자 확보에 제동이 걸린다. 이 때문에 KT가 덤핑을 통해 입법 이전에 가입자를 3분의 1이상 확보해 법안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덤핑의 의도를 합산점유율 저지를 위한 것으로 여기는 SO사업자가 많다”는 입장이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미방위 법안처리 회의에서 덤핑의혹에 관해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합산규제선인 33%를 넘겨 강력한 반대 논리를 만들기 위한 반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케이블업계는 합산규제를 적용할 경우 잠재적 가입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합산규제적용을 반기는 입장이다.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협회 송년회에서 “케이블 업계는 합산규제 법안 통과를 위해 이른바 목숨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케이블업계가 덤핑의혹 제기를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여긴다. KT관계자는 “관련상품과 합산규제는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 입법을 앞두고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케이블업체에서 여론전을 펼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케이블업계가 KT를 방통위에 신고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시장조사과 장성휘 사무관은 “공식적으로 신고를 접수받은 적은 없다”며 “케이블업계 측에서 KT의 덤핑 관련 자료를 제출했고, 추가자료를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이블협회 김용배 팀장 역시 “일반적인 자료제출행위”라며 “신고서를 접수했다는 언론보도는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