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과 밀양, 용산, 쌍용차, 세월호, 이들이 말하는 희망
강정과 밀양, 용산, 쌍용차, 세월호, 이들이 말하는 희망
고통 받는 사람들 위로하는 '인권콘서트',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 “한국사회 위험징후, 외면해선 안 돼”

“약속하겠습니다. 노동자들이 오른 광고탑 앞 농성장에서, 애끓는 심정으로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는 팽목항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강남대로에서 그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손을 잡았다.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희망연대노조 노동자가. 밀양 할머니들과 강정 주민들이. 용산 참사 희생자의 가족들과 강남대로 노점상,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도. 함께 손을 잡고 <광야에서>를 불렀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53개 단체가 11일 저녁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2014 인권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공연은 1부 ‘토크콘서트’와 2부 ‘시와 노래 콘서트’로 구성됐으며 2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 행사 마지막 순서인 인권선언 낭독이 끝나고 쌍용자동차노조 노동자들과 희망연대노조 노동자들이 함께 손을 잡고 <광야에서>를 부르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2006년 마지막으로 개최된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콘서트의 정신을 잇는다. 행사 준비위원장을 맡은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은 “곳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 행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이번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1부 토크콘서트는 박래군 소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 함께 했다. 박진 활동가는 서울시의 서울인권헌장 제정 거부에 따른 인권단체의 시청점거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진 활동가는 “지금 이 시각 제 동료들은 서울시청 로비에서 점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폭력 속에 살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이를 외면해 농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진 활동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코오롱과 씨앤앰, 세월호, 밀양과 강정 등 많은 사람들이 절규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회전체의 위험징후를 알리고 있는데 이를 외면해선 우리사회가 조금도 나아질 수 없다. 많은 사람이 관심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2014 인권콘서트'에서 박래군 인권운동사람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11일 열린 '2014 인권콘서트' 1부 토크콘서트 행사 진행 모습.
 
   
▲ '2014 인권콘서트' 1부 토크콘서트에서 홍성담 화백이 작품 '세월오월'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1부 특별초대손님은 홍성담 화백이었다. 홍성담 화백은 광주비엔날레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작품 ‘세월오월’을 출품한 바 있다. 홍성담 화백은 ‘세월오월’의 제작취지에 관해 “27살 때 5.18광주항쟁을 온 몸으로 겪었다. 학살의 면면들을 광주시민들과 함께 지켜봤다”며 “이후 34년 만에 세월호 참사 구조과정을 지켜보면서 또 다른 학살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 사건을 연결 짓는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담 화백은 “많은 예술가들이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부는 공연으로 꾸려졌다. 가수 안치환이 <자유>, <빨갱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했다. 안치환은 “인권 콘서트 명맥이 끊긴지 꽤 됐지만 그동안 우리사회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사회가 나아질때까지 이 콘서트가 명맥이 끊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록밴드 크라잉넛은 <말달리자>, <룩셈부르크> 등 록 공연을 선보였다. 크라잉넛의 보컬 박윤식은 “우리는 작지만 뭉치면 아주 큰 목소리 낼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정열·손병휘, 평화의 나무 합창단이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 '2014 인권콘서트' 2부 공연 때 록밴드 크라잉넛이 <말달리자>를 열창하고 있다.
 
   
▲ '2014 인권콘서트' 2부 공연때 가수 안치환이 <자유>를 열창하고 있다.
 
   
▲ '2014 인권콘서트' 2부 때 희망의나무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마지막 순서로 2014 인권선언낭독이 이어졌다. 낭독은 쌍용자동차·희망연대·코오롱의 노동자들, 밀양과 강정마을 주민들, 용산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동성애자 인권연대를 비롯한 인권단체 활동가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이 함께 했다.

낭독을 맡은 김덕진 사무국장은 “약속하겠습니다. 노동자들이 오른 광고탑 앞 농성장에서, 애끓는 심정으로 실종자를 기다리고 있는 팽목항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강남대로에서 그들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가 “2015년에는 더 이상 고단하지 않은 희망의 시대를 열어냅시다. 연대의 힘으로 만드는 희망, 희망으로 만드는 2015년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합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세종대학교 정문 앞에서 인권콘서트 규탄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인권콘서트 참가자들을 향해 “인권을 말하지만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종북의 무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세종대 정문을 막아선 경찰들을 향해 “너희들도 빨갱이냐”고 소리쳤다. 보수단체의 일부 회원들은 공연장에 난입해 “왜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아무 비판도 하지 않느냐”고 소리치며 행사를 방해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 '2014 인권콘서트' 마지막 순서인 인권선언 낭독을 위해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랐다.
 
   
▲ 쌍용자동차·희망연대·코오롱 노동자들, 밀양과 강정마을 주민들, 용산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등이 2014 인권선언 낭독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 쌍용자동차·희망연대·코오롱 노동자들, 밀양과 강정마을 주민들, 용산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등이 무대에 올라 2014 인권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11일 열린 '2014 인권콘서트' 1부 행사 도중 보수단체 회원이 난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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