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을 검열하면 우리는 정부를 감시한다"
"정부가 국민을 검열하면 우리는 정부를 감시한다"
오픈넷, 인터넷 투명성 보고사업 실시… “정보공개 뿐 아니라 제도개선도 요구할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심의위)가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하고 차단시켜도 작성자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의위가 게시물 작성자가 아닌 서비스업체에 시정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감시실태를 공개하는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사업’이 시작됐다. 사업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인터넷투명성보고팀이 사단법인 오픈넷과 협력, 구글의 예산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3일 오전 오픈넷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임연구원인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업을 통해 인터넷 상의 정보차단과 이용자 감시현황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고사업팀의 데이터분석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박경신 교수는 “관련 정보를 국민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보고사업팀의 조사 대상은 두 가지다. 정부의 인터넷상 ‘정보 차단’과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통신정보취득’ 현황이다. ‘정보차단’은 인터넷 상의 게시물 삭제와 차단을 말한다. ‘통신정보취득’은 카카오톡 감청영장 발부와 같이 개인의 통신기록에 대한 감시행위다.

   
▲ ‘한국 인터넷 투명성 보고’(Korea Internet Transparency Report) 연구 사업 기자간담회에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가 기자들에게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보고사업팀은 사업을 제도개선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경신 교수는 “인터넷 게시물이 작성자에게 통보도 없이 삭제되고 차단되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누리꾼은 1%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011~2013 통신심의 의결현황>에 따르면 3년간 인터넷 게시물의 시정요구에 대해 철회나 이의를 신청한 건수는 단 169건(0.07%)에 불과하다. 이의신청건수가 낮은 까닭은 정부가 당사자들에게 통보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박경신 교수는 “이처럼 관련 데이터를 조사하게 되면 제도의 문제를 알 수 있다”며 “작성자에게도 통보를 하는 등의 제도 개선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차단 및 통신정보취득에 관한 자료를 얻는 방법에 대해 묻자 보고팀은 방심위와 미래부의 공개자료 활용, 정보공개청구, 국회의원과 협력 통한 정보취득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인 손지원 변호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하는 자료를 일반인들이 보기 쉽게 분석하고 정리해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신 교수는 “손지원 변호사 등 법조인 연구원이 정보공개청구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며, 국회의원과 협력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인터넷 투명성보고' 홈페이지 화면
 

이번 사업은 다음카카오의 투명성보고서와는 다르다. 박경신 교수는 “우리는 사업자투명성보고가 아닌 국가투명성보고를 하는 것”이라며 “정부를 대상으로 해야 수많은 인터넷기업, 통신기업 등 광범위한 대상에서 이뤄지는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업이 장기적으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경신 교수는 “사업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면서도 “연구사업의 특성상 학교의 허가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사업을 하겠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투명보고 홈페이지 주소는 http://transparency.or.kr으로 지난달 말부터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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