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 기댈 정당이 없다" 탄식하는 세월호 단식농성장
"필요할 때 기댈 정당이 없다" 탄식하는 세월호 단식농성장
국민대책위 토론회, “유가족 싸움 포기했다 생각 말아달라”… "잊지 않겠다" 지지 방문·선언 잇따라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표를 준건 우리인데,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정당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다. 2일 저녁 7시 대한문 앞에서 감리교 시국대책위원회가 3차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 세월호 유가족 단식장에선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원회가 ‘세월호 진상규명, 시민에게 길을 묻다’는 이름의 시민참여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30여명의 시민들은 조를 나눠 ‘여야 합의안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향후 우리의 과제와 방향’ 두 주제를 논의했다. 행사 명칭은 ‘토론회’였지만 ‘성토대회’에 가까울 정도로 각계각층의 성토가 이어졌다. 

   
▲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원회'가광 화문 광장 세월호 유가족 단식장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시민에게 길을 묻다'는 이름으로 시민참여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조를 나눠 토론하는 모습.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불신했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여야합의를 보며 그간 우리 국민들이 정치권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치권만 믿지 말고 우리가 스스로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자신을 평범한 시민으로 소개한 김현정씨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의 소리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에게 표를 준 건 우리인데, 필요할 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정당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 군의 어머니 정혜숙씨는 “우리는 정말 야당을 믿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번에도 우리를 저버렸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우리는 지금 숨고르기 중이니 유가족이 싸움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이번 정권에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다음 정권, 그 다음 정권에서라도 꼭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을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중학생 고은씨는 “세월호 참사 때 언론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고은씨는 “오보를 내고 왜곡을 하는 언론을 보고 화가 났다”고 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문제를 인식하고 비판하면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끝난 오후 8시 50분, 빈 광장이 다시 구호 소리로 가득 찼다. 미사를 끝낸 감리교 소속 80여명의 신자들이 대한문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누리당 규탄한다!” “새민련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동조 단식 중인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감리교 신도들을 반겼고 함께 기도를 했다. 

   
▲ 대한문 앞에서 시국기도회를 열었던 감리교 시국대책위원회가 대한문에서 광화문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감리교 시국대책위원회가 대한문에서 광화문광장까지 행진을 마친 후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여야합의를 규탄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응원하는 각계각층의 참여는 오는 3일에도 이어진다. 3일 오전 11시 소설가 김훈·김애란, 시인 행숙·송경동·허은실, 극작가 최창근 등이 광화문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팽목항에 방문한다. 부산 영화의 전당 비프힐 앞에선 영화감독 김기덕·류승완, 배우 송강호·김혜수·박해일·오지호 등이 참여한 ‘영화인 1123인 선언’이 철저한 진상규명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3일 저녁에는 세월호 국민대책위가 광화문에서 문화제를 개최하며 진도체육관 앞마당, 팽목항에서도 ‘실종자 기다림의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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