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되는 신문 열독률 조사
"내 맘대로" 되는 신문 열독률 조사
신문사 열독률 조사한계와 문제점
설문방법·신뢰성낮아 결과각각
조사앞두고 무가지살포·홍보캠페인


열독률 조사결과를 둘러싼 언론사간의 신경전과 마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문사마다 자사에 유리한 결과를 부각하여 상대 언론사의 조사결과는 깎아 내리기 바쁘다. 이 와중에서 광고주와 국민은 어느 언론사의 주장이 사실인지, 신문시장의 흐름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지 못해 갸우뚱거리곤 한다. 불러도 무방할 만큼 천차만별인 열독률 조사,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각 언론사들이 열독률 현황을 조사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열독률 조사에서 나타나는 통계수치를 통해 시장상황이나 독자들의 욕구변화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다. 또 다른 목적은 자사의 정기독자가 아닌 전체 독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각 사의 현재 위치나 나아갈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열독률 조사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매체 영향력 향상에 따른 광고 효과에 있다는 것이 언론계 내외의 공통된 시각이다. 때문에 열독률 조사에 있어 제기되는 문제점 중의 하나인 각 사별 조사결과 차이는 우선적으로 광고문제와 연동시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리서치기관 관계자나 언론계 조사 전문위원들은 열독률 조사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사방법이나 표본설정의 문제점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적어도 여론 조사 결과가 신뢰성 있는 자료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 1만 여명 정도의 표본이 필요한데도 보통 2000에서 3000 여명, 많아야 5000 여명 정도가 고작이라는 것이다.

표본대상을 어디로 정하느냐에 따라 조사결과가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전국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서울이나 수도권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지역설정에 있어서도 자사에 유리한 곳 위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 중 강북과 강남의 샘플분포 비율에 따라서 결과는 명백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표본설정에 있어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인구, 소득, 학력, 연령, 남녀 성비 등에 대한 사회적 인정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각 언론사에 유리한 항목별로 표본대상을 집중시킬 수 있음은 물론 각 사에게 유리하게 나타난 결과만을 따로 떼어내 그 부분만을 부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보수적인 신문일 경우 중장년층을 주된 표본대상으로 삼을 수 있고 젊은 층을 주 타겟으로 설정한 신문일 경우 표본은 반대로 설정할 수 있다. 성별 비율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조사기관이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발주처인 해당 언론사에 유리하게 결과발표를 해주는 측면 또한 부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방법도 동원된다. 일간지의 한 관계자는 "사실 열독률 조사를 앞두고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무가지를 대량으로 살포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관계자는 "무가지 살포는 결국 자본이 받쳐주는 언론사에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열독률 조사결과 또한 이들에게 유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리서치 기관의 한 관계자 또한 "열독률 조사를 앞두고 각 언론사들이 자사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경우가 많은데 조사결과를 보면 분명 일정부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언론사는 열독률 조사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결과만을 밝히며 자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이런 배경을 모르는 일반인이나 비전문가들은 해당 언론사가 발표한 조사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더 나아가서는 시장 교란마저 나타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열독률 조사의 이런 폐단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그래도 열독률 조사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이런 진단은 구독률 조사만으로는 신문 시장의 흐름이나 독자들의 신문 접촉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에 집중되고 있다.

즉 가정에서 특정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고 해서 그 구성원들이 해당 신문을 본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회사나 외부에서 신문을 접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구독률 개념만으로는 이런 부분까지 측정해 내기가 곤란하다는 것. 때문에 언론계 관계자들은 열독률 조사의 폐해를 일정부분 보완해 나가는 차원에서 대안을 찾을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제3자에게 열독률 관련 사안을 맡기는 방법이나 전문가 집단에게 의뢰하는 방안이 그것.

현재 광고주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공개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언론사의 반발 때문에 현실성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차라리 민영 미디어렙과 같은 대행사를 통해 공정한 평가를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안 모색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전망은 어두운 실정이다. "아직 ABC협회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는 언론사들이 자사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열독률 조사를 제3자에게 맡기는 방안에 과연 찬성할지 의문"이라는 한 언론 관계자의 지적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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