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단체 분향을 마치고, KBS 기자들은 9시 30분부터 15분 가량 유가족 앞에서 사죄를 했다. 유가족들은 "우리 아이들 앞에서 한 치의 진실이라도 보도할 자신이 있어서 여기 온 것이라면 여러분의 사과를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일수 KBS기자협회장은 유가족 앞에서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왔다"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죄송하다. 오늘 유가족 여러분께서 말씀해주시는 것, 여기 있는 기자들이 모두 마음 속에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조 협회장은 "현재 내부적으로 협회 차원에서 자성하는 자리를 만들어, 기자들이 반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뜻이 방송물을 통해 나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다. 만약 저희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일손을 놓고 나올 것이며 이미 결의했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와 조일수 KBS 기자협회장(오른쪽) | ||
한 유가족은 "우리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분(김시곤 전 국장)은 잠시 도피하고 있는 거다. (울먹) 정말 이럴 수는 없는 거다"라고 밝혔다. 보도국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막말'에 대한 김 전 국장의 책임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유가족은 "여기 오신 여러분의 뜻은 알겠으나 여러분을 보는 이 순간에도 가슴이 떨린다. 사지가 떨린다"며 방송 보도로 고통 받았던 마음을 전했다.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KBS 기자들 | ||
이에 KBS 한 기자는 "짤리는 경우도 있고, 나가는 경우도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오늘 아침 아이를 보고 나왔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 마음으로 여러분 말씀과 이 자리 꼭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 대기실을 방문하고 있는 KBS 기자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