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체제’로의 복귀는 기실 예견된 미래이기도 했다. 최종 사장 후보 3인에 김종국 사장이 포함되지 못하는 대신 안 사장과 ‘김재철 입’이었던 이진숙 워싱턴지사장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안 사장은 2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9명 가운데 여권 추천 이사 5명의 지지를 얻어 신임 사장으로 선출됐다. 최명길 전 보도국 유럽지사장이 4표. 투표는 1차에서 마무리됐다.
1982년 MBC에 입사한 안 사장은 편성 부문에서 쭉 자신의 입지를 닦아왔다. 편성국장 시절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린
24일 안광한 신임 MBC 사장의 첫 출근에 앞서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정문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이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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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본부, 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재철의 길을 가는 자 김재철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현재로서도 신뢰도와 공정성 ‘0%’인 MBC가 ‘김재철 체제’가 복귀하면서 공영방송사로서의 지위를 영구히 잃어버릴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지금 MBC는 신뢰도 추락, 시청률 하락, 인재 유출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공정성 회복, 해고자 복직, 단체협약 복원. 비정상의 정상화, MBC를 경쟁력과 자부심을 회복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했다.
야당도 방문진의 결정에 반발했다. 민주당 공정언론대책위는 “김재철 2기의 등장은 공영방송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의 공식적인 폐기선언”이라고 했고, 통합진보당은 “안광한 MBC 사장 선임은 공정방송을 촉구하는 국민들에 대한 청와대의 선전포고”라고 했다.
하지만 안광한 사장은 이런 우려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안 사장은 취임사에서 “잦은 파업과 갈등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채널 이미지가 훼손되고, 시청자의 신뢰도 많이 잃었다”라면서 오히려 MBC 경쟁력 추락의 원인을 노조에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