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구 회장 구속으로 본 언론사주 비리의 역사
장재구 회장 구속으로 본 언론사주 비리의 역사
조중동 사주 세금포탈·배임·횡령 등으로 구속 전력…그러나 모두 사면복귀 받아 특권층 확인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이 5일 구속됐다. 배임·횡령 혐의다. 언론사 사주가 구속된 건 2001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당시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벌였고, 검찰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국민일보의 사주 및 경영진, 임원들을 구속했다. 회사 돈을 빼내 사주 일가의 증자대금이나 생활비로 쓰고, 법인세와 증여세 등을 포탈한 혐의 등이 망라됐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회삿돈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2001년 8월 구속됐다. 방 사장은 그해 11월 초 보석허가를 받아 석방됐고,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방 사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6억원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벌금 25억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상고를 기각한 대법원의 확정판결은 2006년 6월에야 나왔다. 
 
방 사장은 아버지 방일영씨의 조선일보사 주식 6만5천주를 명의신탁 형태로 아들에게 물려주는 방식으로 증여세 23억5000만원을 포탈하고, 복리후생비를 지출한 것처럼 전표를 허위로 꾸며 법인세 1억7000만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또 회사 돈 25억7000만원을 사주 일가의 명의로 계열사 증자 대금으로 사용한 혐의도 유죄를 인정받았다.

   
▲ 5일 밤, 구속영장이 발부된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이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도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56억8000여만원의 법인세와 증여세를 포탈하고, 회삿돈 18억3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1년 8월 구속됐다. 김 전 명예회장은 같은 해 10월 말에 지병인 심장병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고, 1심에서 징역 3년6월에 벌금 45억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판결은 2005년 6월에 나왔다. 
 
김 전 명예회장은 차명계좌와 가수금 회계처리 등의 방법으로 자금 출처를 은닉해 증여세를 포탈한 부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의 동생인 김병건 부사장도 44억원 가량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억원 등을 선고받았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도 2001년 8월 증여세 25억원을 포탈하고 회삿돈 183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가 두 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대법원은 2005년 1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대주주로 있던 회사의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지난 6월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이에 앞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로 1999년 10월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은 보광그룹 탈세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회사 대주주로 있던 홍 회장을 구속했다. 96년 모친으로부터 예금과 주식 등을 물려받으면서 증여세 13억3600여만원을 내지 않았고, 삼성그룹 퇴직 임원 3명 명의로 된 주식을 취득하면서 증여세 9억5200여만원을 포탈했다는 혐의 등이다.
 
홍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구속 2개월여만인 12월 중순 석방됐다.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2000년 5월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홍 회장은 같은 해 광복절을 맞아 사면·복권됐고, 이후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그는 2004년 주미대사로 발탁되기도 했다.
 
   
왼쪽부터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 국민일보 조희준 전 회장,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
 

조중동 사주들의 사법처리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발단이 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당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은 ‘정권의 보복성 언론 탄압’이라며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시리즈로 내보내기도 했다. 
 
대법원으로부터 확정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있던 방상훈 사장과 조희준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광복절을 맞아 사면·복권됐다. 그해 2월 별세한 김병관 전 명예회장은 제외됐고, 그의 동생 김병건 부사장이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언론사 사주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전통이 확인된 셈이다.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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