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고집 누가 꺾나… 국회 국정조사도 무시
홍준표 고집 누가 꺾나… 국회 국정조사도 무시
여야 증인 불출석 고발·진주의료원 재개원 합의했지만… 경남도 병원 청산 절차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진주의료원 청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정조사 특위가 채택한 결과보고서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증인 출석을 거부한 홍준표 경남도지사 고발의 건과 1개월 내에 진주의료원의 재개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채택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지난 15일 진주의료원 채권 공고를 내고 진주의료원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정례 간부회의에서 “진주의료원은 이제 과거가 됐다”며 “의료원 청산 절차와 사법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자”고 말해 국정조사 특위 결과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에 국정조사 여야 특위위원 모두 홍 지사의 이런 고집스러운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1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홍 지사 본인도 국회 국정감사와 상임위원회 활동을 했고 국회의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과 여러 고민 끝에 결과보고서가 나온 것도 알 텐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에 있을 때와 태도가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진주의료원 폐업이 급작스럽게 이뤄지고 폐업 당시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으니 향후 진주의료원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지 홍 지사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자 했다”면서 “홍 지사가 환노위원장을 할 때는 사회 갈등 조정을 했는데 도지사가 되더니 검사실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한 의원은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재개원이 아닌 매각 절차를 밟은 것에 대해서도 “경남은 다른 지역의료원에 비해 적자 폭도 큰 편이 아니어서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수준임에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진주의료원을 매각해 버리면 당장 지역 주민들은 전염병 등 유사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어떻게 책임질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특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았던 김희국 의원은 홍 지사의 국정조사 거부 방침에 대해 16일 “나 역시 국회 동행명령 거부로 고발하는 것에 동의했지만 증인 불출석으로 고발해야 실효성 있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했다”며 “동행명령 거부로는 실제 처벌받은 경우가 많지 않고, 홍 지사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울 것인지 노조와 경영진, 정부의 공동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시각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국으로 흘러가는 진주의료원의 근본적인 책임은 보건복지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위 권고안은 지자체에 재정 적자의 짐을 떠넘기면 안 되고 복지부가 지방의료원 적자 보전해 줘야 한다는 데 있다”며 “지자체의 장보고 적자를 모두 메우라고 하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국정조사 특위의 성과에 대해서는 “공공의료 실태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며 “공공의료 문제의 본질은 법과 제도에 있는데 이전까지는 본질은 얘기 안 하고 노조가 강경하다든지 홍 지사가 무리하게 억압한다는 등 껍데기 주장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16일 경남도청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국정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진주의료원 폐업의 부당성이 명확히 드러났고 재개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라며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매각 청산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재개원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국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전면 무시한 채 청산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폐업 강행의 부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행동이고, 진주의료원 매각 중단과 재개원을 희망하고 있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 행위”라며 “홍준표 도지사는 지금 당장 진주의료원 청산위원회를 해체하고, 대표청산인 역할을 맡은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장수 경남도 공보특보는 16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의료원 청산 절차는 대표청산인이 민법에 따라 정해진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홍 지사도 의료원 폐업을 발표할 때 기본 원칙을 밝힌 것처럼 가능하면 병원 시설로 매각을 우선 검토하고, 만약 병원 시설로 매각이 안 된다면 다른 시설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특보는 “증인 불출석 죄 성립 여부는 우리가 불출석의 정당한 사유를 밝혔기 때문에 검찰이 판단할 것이고, 헌재의 국정조사 권한쟁의심판도 지켜봐야 한다”며 “복지부와 재개원 협의 부분은 특위의 결과보고서가 본회의에서 의결된 이후 복지부와 경남도에 시정요구가 나와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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