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대운하’ 4대강사업, “납세자소송 해야”
‘위장 대운하’ 4대강사업, “납세자소송 해야”
“MB 등 4대강 정책 결정권자에 법적 책임 물어야”…“국정조사 당연”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진행된 4대강사업이 ‘위장 대운하사업’이었다는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밝혀지면서 불법과 탈법으로 강행되는 국책사업에 대해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주최로 열린 ‘위장 대운하사업, 4대강사업의 대안을 찾는다’ 정책 포럼에서 최재홍 녹색연합 녹색법률센터 변호사는 지금의 국민소송제도와는 별개로 ‘납세자소송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낙동강 사업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국가재정법의 위반을 인정했음에도 행정소송은 행정계획이 행사된 이후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 등으로 시작되지만, 집행부정지원칙(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행정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 것)상 행정소송에도 공사는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국책사업의 경우 납세자소송제도를 통해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사업의 필요성 판단에 대한 사법 심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대표소송제도는 벌써 3번째 입법 발의가 됐음에도 손해배상 책임에 따른 공무원들의 반대가 심해 입법의 어려움이 있다”며 “감사원 발표 이후 4대강 정책 결정권자에 법적 책임을 못 묻고 있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가 주최해 ‘위장 대운하사업, 4대강사업의 대안을 찾는다’를 주제로 월례정책포럼이 열렸다.
 
박선아 변호사는 “당장 납세자소송이 힘들더라도 감사원 감사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국민소송단을 꾸릴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진행했던 국민소송에 추가로 4대강사업으로 국민을 속여 막대한 국가 재산의 손해, 환경적 피해 및 국민적 상실감을 안겨준 관련자들에 대한 소송 또는 사법적 심사가 가능한 소송 형태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4대강 사업의 피해 주민과 관련자가 매우 많아서 감사원이 불법 행위를 밝혔어도 원고한테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입증이 어려워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고등법원에서는 사업 목적 등 정당성만 따진 것이지 대운하의 필요성과 같은 사실관계 심리를 덜 했기 때문에 대법원이 감사보고서를 받아들여 파기환송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기대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집단소송제 도입 등 민사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담합 행위를 지시하거나 감독 의무를 게을리 한 최고경영진에게 회사의 손해에 대해 배상하도록 주주대표소송의 현실화도 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경제개혁연대는 현재 4대강·영주댐 담합 6개 건설회사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 제기를 위해 원고 주주를 모집 중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6개 건설사의 주식을 6개월 이상 보유한(지분율 0.01% 이상) 국내외 주주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6월 경북 예천군 상풍교 현장에서 수중골재채취를 하고 있는 포크레인의 모습.
©이치열 기자 truth710@
 
토론자로 나온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심지어 은평뉴타운 아파트단지에서도 턴키(설계·시공 일괄수주) 입찰 담합이 이뤄졌을 만큼 건설업체 퍼주기가 진행됐는데도 공정위의 제재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발주 공사에 담합 사실이 밝혀지면 해당 건설사의 입찰을 제한하거나 영업정지까지 할 수 있는데, 건설사가 수차례 담합을 주도한 사실이 공정위와 검찰에 적발되고 나서도 단 한 번도 행정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 주도의 4대강 검증위원회와는 별도로 국회 국정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박선아 변호사는 “국정조사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공무원과 관련자의 총체적 책임을 묻는 것이므로 대통령 직속의 공정위 감사와 성격이 다르다”며 “국회는 감사원 결과와 별개로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재홍 변호사는 “새누리당 친이계의 4대강 찬동 인사가 위원으로 들어가면 조사 대상이 될 사람이 오히려 조사 주체로 서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끌려다니지 않고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국정조사를 추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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