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은 공짜 해외연수, 학생들은 290만원 수학여행
교장은 공짜 해외연수, 학생들은 290만원 수학여행
서울 19개교 100만원 이상 고액 수학여행…김형태 의원 “위화감·양극화 심화”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관내 유·초·중·고 교장단의 공짜 해외연수 지원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서울의 상당수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학여행 비용으로 많게는 290만 원이 넘게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지난 11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12-2013 수학여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1인당 수학여행 비용으로 100만 원 이상을 지출한 학교는 19곳((초9, 중1, 고9)에 달했다.

다음은 지난해 100만 원 이상 고액 해외 수학여행을 다녀온 학교 명단이다.

△경희초등학교 △금성초등학교 △동북초등학교 △성신초등학교 △세종초등학교 △영훈초등학교 △유석초등학교 △은혜초등학교 △화랑초등학교 △영훈국제중학교 △건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 △동성고등학교 △배명고등학교 △명덕외국어고등학교 △창문여자고등학교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현대고등학교 △우신고등학교

위 학교들은 모두 사립학교로 이중 건대사대부고의 경우 작년 5월 5일부터 12일까지 7박 8일간 유럽과 일본, 중국으로 나뉘어, 유럽을 신청한 학생들은 20여 명으로 전체 학생(474명)의 5% 정도다. 이들 학생은 항공료와 체류비 등으로 295만 원을 썼다.

건대사대부고 행정실 관계자는 “295만 원 중 항공료가 180만 원 정도고 일본과 중국로 간 학생들은 70~80만 원 정도만 부담했다”며 “교무실에서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설문조사도 실시했으며 학부모와 학생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126만 원을 부담하며 지난해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다녀온 명덕외고는 올해도 홍콩(129만 원)과 일본(103~130만원), 대만(95만 원) 등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배명고의 경우 1학년 때는 국내로, 2학년 때는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국 등으로 해외 체험활동을 떠난다.

   
▲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제주공항에 모여있는 학생들.
ⓒ연합뉴스
 
하지만 올해 교육청 수학여행 안내 지침을 보면 학교는 학생을 국내외로 분리하거나 경비가 많이 들어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수학여행은 지양해야 한다. 또 국내 수학여행을 통해 달성하기 어려운 특별한 교육적 목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외 수학여행을 가급적 피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김형태 의원은 “지난해 고가의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학교들이 2013년에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청의 지도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교육청은 고액 수학여행을 지양하라고만 하지 지도감독 노력은 전혀 안 하며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깊이 있는 체험과 배움, 학생들의 친목 도모와 견문 확충을 위한 수학여행이 오히려 계층 간 위화감 조성, 교육격차 심화 등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며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적어도 교육현장에서만은 아이들을 부모의 경제력으로 줄 세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곽윤철 서울시교육청 공보 장학사는 “수학여행 본래의 취지를 고려해 과다 경비를 부담하는 수학여행은 자제하라는 안내는 하고 있지만 학교 자체에서 정상적 절차를 밟아 추진하는 경우 막을 방법은 없다”며 “학부모가 원하면 학교에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수학여행 비용 상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한선을 정하면 도리어 저렴하게 수학여행을 가던 학교들도 상향 평준화될 우려가 있다”며 “불가피하게 해외여행을 추진할 경우 경제적 사유로 불참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자체에서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학교 자체 지원 계획 역시도 학부모들이 직접 출연해 학급별로 알아서 하는 식이다. 박병철 배명고 교감은 12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급별로 학부모들끼리 비용 부담을 하고 있다”며 “가정통신문과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학부모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수학여행 계획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용이 많이 듦에도 해외여행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 “해외 봉사활동의 성격이고, 학생들이 선진국과 후진국을 경험하며 무슨 차이가 있는지 보고 피부로 느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학부모와 학생들 대체로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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