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훼손은 윤창중 성추행 덮으려는 꼼수”
“5·18 정신 훼손은 윤창중 성추행 덮으려는 꼼수”
[5·18 기획 ②] 윤창중 사태 이후 ‘5·18 의혹’ 봇물…종편 ‘극우 상업주의·선정성’

최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폄훼하려는 움직임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보수 세력이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등 정권의 불리한 정치 상황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같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5·18 정신’을 훼손하는 목소리가 윤창중 사태가 터진 지난 9일 이후부터 쏟아져 나온 점을 비춰 볼 때 이 같은 주장은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지난 15일 전남대에서 개최된 ‘5·18민중항쟁 33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보수 세력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이유 중 하나로 ‘특정한 정세에 개입해 정치 상황을 전환하려는 목적’을 꼽았다.

오 교수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간 동안 인터넷을 통해 5·18 왜곡 담론이 생산되는 시기와 건수를 조사해본 결과, 각 시기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거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5·18 왜곡 담론의 생산 건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5·18 왜곡 담론의 생산은 보수 세력에 의한 이른바 역사바로세우기라는 보다 큰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집단적 개입임과 동시에 특정한 정세에서 보수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동원되는 상징조작이자 대항담론의 성격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 윤창중 전 대변인 응원 지지 카페
 
오 교수에 따르면 특히 촛불집회라든지, 남북관계와 관련해 민감한 정치적 시기(북한 핵실험, 서해교전, 전시작전권 통제 논란 등)에 5·18 왜곡 담론이 집중됐다. 즉 보수 세력은 냉전 반공논리를 내세우거나 남북 간의 대립을 조장할 필요를 느낄 때마다 5·18 왜곡 담론을 불러내 자신들의 정당화 논리로 내세우거나 보수 세력의 결집을 시도하곤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5·18 왜곡 담론은 진보세력과 광주시민을 국가정체성 왜곡세력과 폭도로 호명함으로써 정당성을 부정하는 효과를 기대함과 동시에 민감한 정치상황에서는 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오 교수가 발표한 5·18연구소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콘텐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지만원씨가 운영하는 시스템클럽인 것으로 나타났다. 5·18 왜곡 담론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유포하는 곳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이 86.2%로 압도적 많았고, 올인코리아 5.1%, 뉴라이트 폴리젠 2.6%, 뉴라이트 연합 1.8% 순이었다.

특히 지씨는 출판물을 통해 지속적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5·18항쟁에 대한 왜곡 담론을 생산해왔다. 대표적인 출판물을 보면, 2008년 지씨가 그 동안 시스템클럽을 통해서 생산해 온 5·18 관련 자료들을 망라해 <수사기록으로 본 12·12와 5·18 1~4, 압축 상하권> 시리즈를 발간한 데 이어 2010년에는 <솔로몬 앞에선 5·18>을 발간했다.

지씨는 1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종편 방송에 나가고 나서 내가 소개한 책이 서점 정치사회분야에서 1위를 했고 몇천 권 가량이 팔렸다”며 “책 판매로 1천만 원 정도 수익이 생겼고 활동하는 데도 보탬이 됐다”고 밝혔다.

   
▲ 출처=전남대 5·18연구소 조사보고서(2009)
 
한편 최근 ‘5·18 북한군 개입설’ 등을 퍼트린 종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종편의 상업주의와 보수세력의 정치적 의도가 결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 극우는 친일부터 친독재에 걸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민주화 이후 20년 동안 이를 완전히 바꾸지 못해 뿌리 깊은 극우의 골수 부분이 종편과 결합해 극도의 상업주의적 선정성 드러낸 것”이라며 “극우의 극단적 이념 편향이 종편의 상업주의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종의 여론 게릴라전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여론 게릴라전을 정부 차원에서 일으켜 비록 지더라도 야권과 민주세력 힘을 분산하는 등 정치적 반사 이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남궁협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종편이 사이비성 정치평론가들로 여론 조작 재미를 본 것 같다”며 “그 여세를 몰아서 이념적으로 보수 세력화를 위한 입질을 해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이어 최근 보수세력의 5·18 정신 훼손 움직임과 관련해 “이는 계급적 성격이라기보다는 거기에 더해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경제발전 과정에서 뒤틀렸던 문제점이 같이 복합적 어우러져 부정적으로 표출되는 현상으로 본다”며 “민주화에 반하는 행동을 했던 기득권 세력들이 실질적인 경제·정치적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과 양심의 가책이 자기 합리화로 뒤틀려 극단적 나갈 때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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