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활고를 못이긴 편의점, 동네마트 점주들의 자살이 잇따르며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국민의 62.5%가 편의점 24시간 강제영업을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국민의 85.8%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제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와 원혜영,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21일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영업행위에 대해 지난 11일부터 이틀 간 공동 여론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우리리서치'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를 대상으로 실시했다.(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 3.1%p, 유·무선전화 임의번호 무작위추출(RDD)방식)
 
특히 응답자의 62.5%는 '편의점 24시간 영업시간 강제'에 대해 "편의점 사정에 따라 자율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올해 들어 3명의 편의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24시간 영업강제와 과다한 위약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해 지역상권을 지켜야 한다는 데에 대부분 동의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응답자의 85.8%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제도에 대해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거나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 참여연대 등 주최로 18일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 앞에서 열린 청년 편의점업주 임영민씨 추모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편의점 불공정 협약에 의한 압박으로 자살에 이른 임씨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상공인 적합업종을 도입해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철수하게 하는 조치에 대해선 68.1%가 "경제민주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며 찬성했다. 이 제도가 영업자유 침해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 응답 비율은 17.1%에 그쳤다. 
 
유통 대기업들의 도매업 진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도매상권 진출을 적극 규제해야 한다"는 응답(67.1%)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응답(22%)의 3배에 달했다. 
 
다만, 서울시 등이 시행하는 대형마트 일부품목 판매제한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응답자의54.5%가 "취지는 이해하나 지나친 규제이므로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37%)을 초과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 중 60%는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하며, 40%는 주로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응답자 중 대형마트 이용자가 더 많음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이용에 공감한다'는 의견에 56.6%가 찬성한다"며 "중소상공인 생존권 보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천적 각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했다. 
 
참여연대는 "국민들이 대체적으로 유통재벌·대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제민주화 정책에 적극 찬성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는 지역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생존권과 지역 경제의 활력을 위한 정책을 적극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전남 광주의 한 50대 동네마트 주인 A씨가 나주시의 한 저수지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3년 전부터 광주 주택가에서 소규모 마트를 운영했으나 200m 거리에 프랜차이즈 마트가 생기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으며, 대출금이 불어나자 전날 마트를 폐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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