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에 타살 입증 장준하 선생 추모문화제 열려
38년만에 타살 입증 장준하 선생 추모문화제 열려
‘봄바람과 함께 온 장준하’…서울광장 분향소 등 많은 시민 발길·추모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반대 투쟁을 하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후 민간조사위원회에 의해 38년 만에 타살로 숨졌다는 결과가 발표된 고 장준하 선생을 위한 추모문화제가 29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봄바람과 함께 온 장준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추모제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김원웅 전 국회의원 등 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퇴근길 직장인들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 외국인들도 촛불을 들고 장준하 선생을 추모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사실이 밝혀지면 사실을 왜곡시켜 왔던 거짓말, 위선, 독재, 억압 그 못된 반 민주적인 문명을 뒤집어엎는 것”이라며 “장준하 선생을 참혹하게 학살한 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증거가 드러났으니 이제 국가 권력을 쥐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 참혹한 살인 행위를 낱낱이 밝힐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김원웅 전 의원도 장 선생과 자신의 선친이 독립운동을 함께한 인연을 소개하며 추모제 참석 배경을 설명한 뒤 “박정희는 듣는가. 우리는 당신이 숨어서 한 짓을 밝혀냈다. 이제 당신의 딸이 당신을 구원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외쳤다.

   
▲ 고 장준하 선생을 위한 추모문화제가 29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강성원
 
   
▲ 외국인 가족도 촛불을 들고 장준하 선생을 추모했다.
ⓒ강성원
 
이날 추모제에는 한국무용가 유선후씨의 살품이춤과 평화의나무 합창단, 노래패 ‘우리나라’, ‘레드로우’ 밴드 등이 나와 장 선생을 추모하는 공연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행사장 한 쪽에서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장준하 선생 겨레장 분향소에는 밤늦도록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녀와 함께 추모제를 찾은 부천에 사는 김명숙씨(43)는 “지난해 독립영화로 ‘유신의 추억’을 아이와 함께 보게 돼서 그 때 장준하 선생을 더 잘 알게 됐다”며 “학교에서는 고대사 위주로 역사를 가르치는데 근현대사에서 장준하 선생 등을 아이들이 기억한다면 역사 교육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온 조민형군(12)도 “근현대사의 일부분을 차지했던 분을 알 수 있어서 좋다”며 “여기 나와 보니 사실감을 더 느낄 수 있어서 나중에 역사과목을 접할 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장준하 선생 겨레장 분향소에는 밤늦도록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성원
 
한편 장준하 선생 겨레장위원회는 지난 28일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서울광장 동편에 분향소를 마련해 조문객을 받았으며 9시 이후에는 서울광장에서 발인제를 한 뒤 서대문형무소역사관까지 추모행진 벌였다. 이어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장준하공원에서 유골을 다시 안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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