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지 시장의 ‘3대 메이저’ 중 하나로 꼽히던 AM7이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해 한 때 ‘전성기’를 누렸던 무가지 시장이 스마트폰의 확산과 광고 위축 등으로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AM7은 29일자 신문 1면을 통해 “9년 4개월여 동안 아침 출근길 전국 지하철역에서 독자 여러분을 만나왔던 AM7이 4월1일부터 무기한 휴간에 들어갑니다”라고 밝혔다. 문화일보가 창간한 AM7은 지난 2003년 11월17일부터 이날까지 2339호를 발행했다.
 
AM7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휴간) 통보를 받은 건 3월 초”라며 “지난해 8월부터 상황이 안 좋아져서 휴간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지하철에서 신문 보시는 분이 적다”며 “광고 매출액 자체도 많이 줄었기 때문에 본사에서 (휴간을) 결정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M7은 편집 등을 담당하던 인력의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무가지 시장은 2002년 5월 글로벌 매체인 <메트로>가 등장하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기존 신문보다 작은 타블로이드 판형, 주요 뉴스를 짧은 호흡의 기사로 전달하는 특징은 무가지의 ‘강점’으로 자리 잡으며 독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3월29일자 1면
 
 
메트로가 성공을 거두자 2003년 <더데일리>와 이 창간됐고, 2004년 <굿모닝서울>과 <스포츠한국>, <데일리줌> 등이 연이어 창간됐다. 종합일간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세계일보도 한 때 무가지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무가지의 인기는 높았다. 일부 조사에서는 중앙일간지보다 높은 열독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2006년에는 CBS가 <데일리노컷뉴스>를 창간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석간 무가지인 <더시티>와 <이브닝>이 각각 창간됐다.
 
업계에 따르면, 2004년 ‘3대 메이저’인 메트로와 포커스, AM7의 발행부수는 약 200만부에 달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신문=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선정적 기사나 광고가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신문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가지를 보면서 신문 구독을 끊는 독자들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신문시장의 전반적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경쟁이 심화되자 <굿모닝서울>과 <데일리줌> 등 몇몇 무가지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며 폐간되기도 했다.
 
2010년 스마트폰의 등장은 무가지 시장을 잠식하는 ‘결정타’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원식 한국CM전략연구소 국장은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보니 엄밀히 말하면 페이퍼는 점점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냉정히 말해 메트로와 포커스도 장기적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광고시장의 위축도 수익의 거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는 무가지 시장에 큰 타격이었다는 분석이다. 경 국장은 “전반적으로 광고 시장 자체가 좋지 않다”며 “게다가 무가지에 들어가는 광고는 단가가 일간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고 말했다. 그는 “메트로나 포커스도 열독률이 떨어지는 상태”라며 “(무가지 시장에 대해) 재작년부터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한 무가지의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는 동감한다”면서도 “좁은 시장이긴 하지만 저희는 (AM7과)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