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 청와대 행정관, EBS 복직 파문
[단독] MB 청와대 행정관, EBS 복직 파문
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강령행동준칙 위반 소지… EBS “규정상 문제 없다” 해명

EBS(한국교육방송공사) 교육뉴스특임부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로 근무하던 김아무개 기자가 지난 2011년 청와대 대변인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최근 EBS에 복직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김 기자를 ‘휴직’으로 처리했던 EBS는 김 기자의 복직 신청에 대해 ‘규정 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기자는 청와대에 출입하던 지난 2011년 8월, 청와대 대변인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기자는 대변인을 보좌해 브리핑을 하는 등 언론담당 직무를 맡아 일하다 지난 달 이명박 전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청와대를 나와 EBS에 복직을 신청했다. 김 기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 출입을 시작했다. 
 
EBS는 11일 인사발령을 내어 김 기자의 복직을 승인했다. EBS 문교병 인적자원부장은 11일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휴직을 하고 (청와대로) 갔다”며 “휴직을 하고 갔던 것이기 때문에 복직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부장은 “(청와대가) 정부기관이라는 판단 하에서 휴직을 허락해 준 부분”이라며 “휴직을 했으면 회사에서는 당연히 복직을 시켜줘야 하는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에 출입하던 한 언론사 기자는 “EBS 출신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었다”며 “당연히 사표를 내고 갔던 걸로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사의 한 기자도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해서 (기자를 하다가 바로 자리를 옮기는) 이런 경우는 없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생긴 것 같다”며 “그 중에서도 휴직으로 처리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BS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교병 부장은 11일 “청와대가 공공기관이고 정부기관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정부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저희 규정 상 파견을 나갈 수 있고 그래서 휴직을 하고 간 것”이라며 “당시 휴직하는 데 문제가 없는 걸로 의사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문 부장은 또 “(EBS의) 상급기관은 방송통신위원회이고, 방통위에서도 청와대로 파견을 나가고 그런 부분들이 있다”며 “특정 정당에 들어가서 정치적 목적의 활동을 한 게 아니지 않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4조2항)에 따르면, EBS는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해당하지 않는 독립기관이다. 방통위의 규제를 받지만, 산하기관에 속하는 것도 아니다. EBS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에 직원을 ‘파견’ 보낼 위치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국가공무원법(제32조의4)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적 사업의 공동 수행 또는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는 특수 업무의 효율적 수행 등을 위하여 필요하면 국가기관 외의 기관·단체의 임직원을 파견 받아 근무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김 기자의 사례와는 거리가 멀다. 이 같은 ‘민간전문가 파견제도’는 관련 규정에 따라 파견 보내는 기관이 임금을 지급하고, ‘휴직’이 아닌 상태에서 이뤄진다. 김 기자의 ‘파견’은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민간기관의 파견을 금지한 관련 규정(공무원임용령 제41조의2) 위반 소지도 있다.
 
 
   
▲ 청와대 출입기사 시절, 리포트를 하는 김아무개 기자. ⓒEBS 뉴스 화면 캡쳐.
 
 
결국 남는 건 ‘자체규정’이다. 서동원 EBS 홍보사회공헌부장은 12일 통화에서 “자체 인사규정 중에 ‘고용휴직제도’가 있다”며 “정부기관의 초청에 의해서 임시로 채용될 때 (휴직처리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해당 규정에 대해 “공사가 생기면서부터 계속 적용이 됐던 것”이라고 말했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에 ‘파견’을 나갔던 건 김 기자가 유일하다. 
 
또 ‘EBS 방송강령 행동준칙’ 중 ‘직무 외 활동’과 관련된 조항(제3조3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기관에 정규, 비정규적으로 고용되어 댓가를 받고 용역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김 기자가 법적으로 청와대에 ‘파견’된 게 아니라 ‘채용’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기자와 EBS 사측은 이 규정도 스스로 어긴 셈이다.
 
EBS 한 관계자는 “(사측이 말하는) 관련 규정은 상급기관인 경우 파견이 가능하다는 건데 청와대가 EBS의 상급기관이냐”며 “언론사, 방송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11일 저녁 EBS 인트라넷에 게재된 김 기자의 인사공고에는 ‘EBS는 공영방송이지 보험이 아니다’, ‘언론사에서 상급단체가 청와대라니, 소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기자는 청와대 ‘파견’ 당시 기자직으로는 복귀하지 않는 것을 단서로 달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김 기자는 대외협력 관련 부서로 복직이 결정됐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김 기자의 기사는 EBS 홈페이지에서 가려진 상태이지만, EBS 홈페이지에서는 검색에 노출된다. 
 
김 기자는 11일 “한 시간 후에 전화 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뒤, 12일까지 오후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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