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TV(가칭)의 모체 미디어협동조합이 3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 

창립총회에 참석한 500여 명의 발기인들은 이날 미디어협동조합의 창립과 경영진 선출, 정관 확정 등을 의결했다.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모집된 조합 발기인은 모두 1009명으로, 이들은 100만원(20좌) 이상을 출자해 조합원 지위를 취득했다. 출자액은 10억9400만 원이다. 
 
미디어협동조합 초대 이사장으로는 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가 선임됐다. 김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 농림부장관을 지냈고 지난 1976년부터 중앙대에서 농경제학을 가르치면서 농민운동에 앞장서 왔다. 김용민 국민TV 준비위원은 “김 교수가 ‘표현의 자유’를 주창하기 위해 탄생한 미디어협동조합의 초대 이사장 후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또 정운현 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과 최동석 한양대 특임교수,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가 상임이사로 선출됐다. 이재정 변호사와 강동균 MBC 라디오국장, 김정란 상지대 교수도 비상임 이사가 됐다.  
 
   
▲ 3일 서울시청 신청사에 열린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창립총회 및 출범식에는 500여 명의 관계자들과 발기인들이 참석해 조합의 창립과 경영진 선출, 정관 확정 등을 의결했다.
ⓒ강성원
 
김성훈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오늘 계사년 3월 3일은 드디어 미디어협동조합을 우리 역사상 최초로 국민들에 의해 발족해 언론을 자본으로부터, 정치권력으로부터, 썩어 빠진 수구 언론으로부터 해방을 외치는 날"이라며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 백성의 언론인 국민TV를 만들자고 약속한 날"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그동안 고도 경제성장을 하는 가운데 99% 국민들이 설움도 억압도 하소연할 때도 없고, 눈물 닦아줄 사람도 없었다"며 "국민TV는 단순히 제대로된 언론방송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99%의 국민이 제대로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선포"라고 덧붙였다. 
 
정운현 이사는 “조선일보처럼 사주가 있는 언론사들은 사주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보도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법인 소유구조상 공적 형태를 갖고 있을 뿐 실상은 권력의 손아귀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금의 언론 환경을 비판했다.
 
정 이사는 “일전에 국민TV는 이건희 회장을 등장시킨 광고를 게재하려고 몇몇 언론사에 접촉했으나 진보언론이라고 하는 신문사조차도 싣기를 꺼려했다”며 “국민TV는 사주나 정치·경제권력 눈치 안 보고 ‘할 말 하는’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전 의원은 축사에서 “오늘 우리의 언론 자유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눈물, 땀과 투쟁 통해 쟁취했음에도 언론이 자유를 누리면서 국민을 위한 언론이 되기보다 기득권 지키는 추한 권력의 길로 가는 것을 왕왕 보고 있다”며 “새로운 언론 탄생에 대한 국민 갈망이 제2 민주화 운동이자 제2 언론 자유 운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은 이어 “협동조합 형태로 막강하게 출범하는 국민TV에 거는 기대 크다”며 “국민TV의 TV는 태권브이의 약자로 국민을 지켜주는 태권브이로 거듭나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협동조합은 창립총회 후 상시로 조합원 모집을 시작해 오는 4월 경력자 및 신입 공채를 통해 보도 편성 조직을 구축하고 올해 상반기 중 시험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정규방송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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