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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박근혜엔 “선거여왕” 문재인엔 “브랜드 없다”
MBC, 박근혜엔 “선거여왕” 문재인엔 “브랜드 없다”
[기자칼럼] 여야 대선후보 중 유독 박근혜한테만 온정주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확정에 이어 지난 16일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도 문재인 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여야 대선후보에 대한 방송 뉴스의 시선과 잣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선후보로 선출된 여야 주인공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는 뉴스의 경우 MBC는 박근혜 후보와 달리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장단점을 함께 보여줘 박근혜 후보에 상대적으로 온정적으로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MBC는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지난달 20일과 문재인 의원이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지난 16일 각각 <뉴스데스크>에서 정치(인생)역정을 조명하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MBC는 박 후보에 대해 선거 때마다 전면에 나서 승부수를 던져 ‘선거의 여왕’, ‘박풍’이라는 말을 낳았을 뿐 아니라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는 이명박 후보에 패했지만 깨끗이 승복해 지지자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호평했다.

MBC는 문 후보에 대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하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30년 지기 친구이자 동지로 평가하면서 그의 일대기를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풀어갔다.

그러나 MBC 여야 대선후보 정치(인생) 역정 리포트의 문제는 박 후보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평가를 단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은 데 반해 문 후보에 대해선 ‘약점’과 ‘공과’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한 인물의 인생이나 정치여정을 소개하려면 당연히 장단점을 함께 소개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점에서 지난달 박 후보를 소개한 리포트가 상대적으로 편향됐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MBC는 지난달 20일 ‘위기 때 빛난 선거의 여왕 박근혜’라는 뉴스에서 박 후보에 대해 권재홍 앵커멘트로 “박 후보가 첫 여성 대선후보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요”라며 “당의 위기 때마다 선거 전면에 나서서 승부수를 던졌고, 그것이 적중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MBC는 “10·26 이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박 후보는 98년 재보선을 통해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다”며 “2004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빠지자 박 후보는 즉시 ‘천막 당사’ 승부수를 띄운 결과 121석을 건졌다”고 평가했다. 이후 2005년 4월 재보선, 2006년 5·31 지방선거(커터칼 테러 등)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하도록 이끈 박 후보에 대해 MBC는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이, ‘박풍’이란 말이 생겨났다”며 “2007년 대선 경선결과 패배했지만 깨끗한 승복으로 당원과 지지자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미화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때도 19대 총선을 앞둔 위기 상황에서 박 후보가 전면에 나선 결과 새누리당 제1당을 유지한 것에 대해 MBC는 “이제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아닌 대선, 그것도 자신이 후보로 뛰는 대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며 “정치입문 14년 만”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1979년 10·26 이후의 삶, 독재자의 딸, 5·16과 유신에 대한 인식, 수첩공주라는 비판, 공약에 대한 오락가락 행보 등에 대한 언급은 해당 뉴스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반해 MBC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보도한 16일 리포트 ‘부드러운 카리스마 문재인은 누구’에서 문 후보의 약점과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거론해 박 후보 리포트와 차이를 드러냈다.

MBC는 경남 거제 출생·경남중고·경희대 입학, 대학 3학년 대 유신 반대시위를 주도하다 제작된 뒤 특전사에 입대한 문 후보의 성장과정, 사시패스 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뒤 “참여정부 내내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과 비서실장을 지내며 정권 2인자로 통하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상주 역할을 하며 야권의 잠룡으로 급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BC는 문 후보의 인생역정을 풀어가다 그의 약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은 무 후보 자신만의 브랜드가 없다는 지적을 받는 약점이기도 합니다…친노세력의 좌장이자 참여정부 계승자를 자처해온 문재인 후보. 그의 저서 제목인 ‘운명’처럼 참여 정부의 모든 공과를 끌어안고 오늘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인, 특히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여야 대선후보의 인물평을 하려면 이처럼 긍정·부정 양론을 함께 소개하는 것이 균형되고 공정한 뉴스인데도 여권 후보에는 모조리 ‘승부사’, ‘선거의 여왕’이라는 온갖 찬사를 내놓은 반면, 야당 후보인 문 후보에 대해서 장단점을 드러낸 것은 잣대가 서로 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에 앞서 여당 후보 눈치보기식 인물소개 뉴스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달리 KBS는 지난달 20일 MBC와 마찬가지로 박 후보의 인색역정에 대해 “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되기까지 국정을 도우며 무엇이든 기록하던 습관은 훗날 ‘수첩공주라는 별명으로 남았다”며 낯뜨거운 미화 일변도의 보도를 했었다.

KBS는 지난 16일 9시뉴스 두 번째 리포트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해 문 후보의 살아온 길을 담담하게 소개하면서 “노무현의 그림자란 말이 참 좋다는 문재인 후보, 2002년 노무현 후보에 이어 오늘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평가했다. 되레 KBS의 경우 박 후보에 대한 것 만큼은 아니지만, 문 후보에 대해서도 별다른 부정적 평가없이 무난하게 인생을 그리는데 그쳤다. 그런 점에서 ‘인생역정 리포트=인물미화’라는 잣대를 여야에 동일하게 적용했다는 평을 할 만 하다.

이재훈 MBC 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보도국 기자)는 17일 “(적어도) 지난달 20일 박근혜 후보 출마시 박 후보의 정치여정에 대한 보도는 편향적이고 눈치보기였다는 판단이 된다”라며 “박 후보의 경우 정치인생을 살아오면서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공존한다. 독재자의 딸이자 과거사에 반성이 없다는 점, 경제민주화 등 공약이 달라진 것 등에 대한 비판이 없는 찬양일색의 애꾸눈 보도이자 박비어천가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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