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깽판’이 뭐가 문제? 최재천, TV조선에 반론보도 요구
‘파출소 깽판’이 뭐가 문제? 최재천, TV조선에 반론보도 요구
민주통합당 의원, “국가폭력 경계하는 차원의 발언, 주폭 시리즈 보도하며 입맛에 맞게 왜곡 보도”

TV조선이 때 아닌 ‘왜곡보도’ 논란에 놓였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이 TV조선의 7월 19일자 뉴스가 자신에 대한 악의적 왜곡보도라며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한 것이다. TV조선은 김창석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7월 13일) 자리에서 최 의원의 발언내용을 전했는데, 최 의원은 당시 보도가 특정 발언만 발췌해 발언의 본의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리포트는 어땠을까. 첫 시작에선 파출소에 잡혀온 취객이 주먹을 날리고 행패를 부리는 동영상이 나갔다. 이어 리포트는 “주취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자 경찰은 지난 5월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런데 한 국회의원은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최재천 의원은 김창석 대법관 후보자를 상대로 공권력이 갖는 거대폭력의 위험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날 그는 주취 작량감경(술에 취했을 때 법관의 재량으로 형을 감경하는 것)을 없애겠다는 대법원 양형위원회를 비판하며 “주폭논쟁을 벌인다고 갑자기 주취 작량감경을 안하겠다고 양형위원회를 벌이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공권력에 저항하는 행위는 무조건 잘못되었고, 심지어 파출소에 저항하는 행위조차도 잘못됐고, 아니 파출소에 가서 깽판 좀 부렸기에 뭐가 잘못이냐? 내가 세금 내고 내가 만들어 놓은 기관에, 그 정도도 못 받아줍니까”라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 직후 최 의원은 “물론 그러라는 것은 아닙니다만”이라고 덧붙였다.

TV조선의 리포트는 최 의원의 발언 중 “공권력에 저항하는 행위는 무조건 잘못됐고, 심지어 파출소에 저항하는 행위조차도 잘못됐고, 아니 파출소에 가서 깽판 좀 부렸기에 뭐가 잘못입니까? 내가 세금 내고 내가 만들어 놓은 기관에, 그 정도도 못 받아 줍니까?”라는 부분만 편집해 내보냈다. “물로 그러라는 것은 아닙니다만”이란 멘트가 빠진 것이다. 리포트의 마지막 부분에는 일선경찰서 경찰관이란 이의 음성변조 된 발언이 나갔다. 이 사람은 “만약에 실질적으로 경찰서에서 그런 현장을 보신다면 과연 그런 말이 나오실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재천 의원 측은 지난 27일 TV조선을 상대로 반론보도 및 언론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최 의원은 “TV조선 앵커가 ‘한 국회의원이 파출소에서 깽판 부리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말했다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십니까’라고 보도를 시작하고 김창석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영상에서 ‘물론 그러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라는 발언을 악의적으로 제외함으로써 나를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재천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TV조선은 자신들이 의제 설정 한 주폭에 대한 획일적인 처벌강화 주장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허위 보도를 통해 나를 비판했다”며 “나는 비판적 의견수렴 없이 주폭에 대한 처벌을 획일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국가권력에게 국가권력의 국민에 대한 보호의무와 국민의 국가권력에 대한 정당한 저항권 행사를 강조함으로써 건전한 비판을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당시 TV조선과 조선일보는 ‘주폭과의 전쟁’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해 각종 기획기사를 양산하던 상황이었다. 최재천 의원은 “언론의 상업성 내지는 정치적 파워 유지를 위하여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명백한 상황에서도 애써 무시하고 잘라내어 입맛에 맞게 헤드라인을 뽑고 왜곡 보도해 나의 정치적 신뢰성과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최재천 의원실 관계자는 “국가 폭력에 비하면 주폭은 사소한 것일 수 있다는 걸 강조한 표현이었는데 이게 보도로 왜곡됐다. 현재까지 TV조선 측 해명도 전혀 듣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한 뒤 “TV조선 보도와 조선일보 기사만 믿고 의원실로 항의전화를 하는 이들이 꽤 많아서 참다 참다 언론중재위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언론중재위원회에선 해당 건에 대해 2차 심리가 진행 중이다.

해당 리포트를 내보낸 TV조선 최원영 기자는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재천 의원이 말한 내용을 다 보고 들은 뒤 썼다. 왜곡한 내용은 없다. (최 의원) 워딩 그대로 썼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최재천 의원이 주장하고 싶어 했던 올바른 공권력에 대한 부분도 (리포트에) 담았다. 왜곡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보도는 마치 최재천 의원이 경찰서에서 경찰관을 폭행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며 “앞뒤맥락을 생략하고 의도했던 대로 사실을 짜 맞추는 전형적인 조중동식 왜곡보도”라고 비판했다. 이희완 사무처장은 “TV조선이 당시 주폭 시리즈에 맞게 보도하고 싶은 대로 제목을 달고 공격한 것 같다. 같은 날 조선일보 지면기사 역시 제목이 기사의 전체 맥락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 19일자 조선일보 11면 기사 제목은 <“파출소서 깽판 좀 부렸기로 그게 뭐가 잘못이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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