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몰락, 방치할 건가… 신뢰도에 따른 차등 지원 필요”
“신문의 몰락, 방치할 건가… 신뢰도에 따른 차등 지원 필요”
언론계, 신문 진흥위원회 및 신문진흥특별법 제정 주장…“언론재단 체제로는 한계”

한국 신문시장의 장기적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신문 진흥을 위한 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고 신문산업진흥특별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19대 국회 신문 진흥 및 입법과제 대토론회’ 자리에서 이용성 한서대 교수(신문방송학)와 김순기 언론노조 정책위원은 신문 진흥을 위한 법과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현재의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 체제로는 신문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들어 신문산업은 구독률 급감(2001년 51.3%→2011년 24.8%)과 열독률 감소(2001년 69.0%→2011년 44.6%), 신문 신뢰도 급감(1998년 40.8%→2011년 11.8%), 매체광고 시장에서 신문광고 시장의 매출액 감소(2004년 26.2%→2009년 20.7%) 등 전방위적인 위기를 맞았다. 이용성 교수는 발제문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국가가 신문 산업의 위기에 대처하고 신속한 진흥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회 내 ‘신문 진흥을 위한 위원회’를 제안했다.

해외의 경우 스웨덴 언론위원회(1963~1975), 네덜란드 신문자문위원회(1968), 프랑스 인쇄미디어 국민회의(2008)와 같은 신문진흥 위원회가 존재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언론발전위원회, 2009년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발위)가 있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이용성 교수는 “미발위에서 합의된 의제는 신문․방송 겸영과 방송사업에 대한 진입규제 완화였으며 신문지원 정책이나 신문지원기관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위원회의 경우 논의주제를 신문산업 진흥에 두고 여야 동수 추천에 의한 신문현업, 학계, 노조, 시민언론단체 등의 참여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에서 나온 보고서를 중심으로 입법 추진에도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산업진흥특별법(가칭)을 제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순기 언론노조 정책위원(경인일보 정치부 차장)은 “프랑스는 2009년 정부의 신문 지원액이 총 10억 3천만 유로에 이른다. 이는 프랑스 인쇄신문업계 총매출액의 12%였다”고 지적한 뒤 “스웨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여론다양성 확보를 위해 신문지원 정책을 도입해왔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신문지원 제도는 2004년 4월 제정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지역신문법)과 2005년 1월 ‘정기간행물등록등에관한법률’(정간법) 대체 법안으로 마련된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신문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기존 신문지원은 신문사의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 면제 △준조세로서 채권매입 면제 △우편과 철도운송요금 할인 △언론인을 위한 세제지원과 교육지원 등이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2월 신문법을 개정하며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발전기금, 신문유통원 등을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진흥재단)과 언론진흥기금에 통합했다. 김순기 정책위원은 “언론진흥기금에 대한 전권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하는 언론진흥재단의 이사회(이사장)가 결정하고 있다”며 “현재 신문관계기금을 지원하고 있는 나라가운데 이렇게 자의적이고 중립성이나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기관을 통해 지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기금을 심의하고 그에 따라 지원하는 기관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의제 위원회로 운영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이어 “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을 통한 신문지원제도의 경우 목적과 방향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어떤 지원방식과 지원내용을 갖고 있는 지가 법에 담겨 있지 않다보니 언론진흥기금은 신문, 인터넷신문, 인터넷뉴스서비스, 잡지 등으로 지원대상이 확대되며 사업 내용에 있어서 긴급한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기금마저도 내년에 줄어들면서 연합뉴스 1개사에 지원되는 금액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위원이 제안한 신문산업진흥특별법(가칭)은 언론진흥재단의 역할 중 종이신문 부분을 분리시켜 신문산업 진흥을 담아낼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언론진흥재단은 종이신문을 포함한 언론전반의 교육, 조사, 연수 및 기존 단기 사업을 수행하고,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종이신문 진흥방안과 사업은 특별법에 따라 진행하자는 게 법안의 주요 골자다.

김 위원은 “대규모 신문 산업 진흥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방송통신발전기금, 정부광고대행수수료, 포털광고 수익의 일정분 등을 기금으로 전용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네덜란드의 경우 신문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진흥하기 위한 프레스펀드를 설치하고 그 재원을 공영 및 민영방송의 광고 수익 중 일부(4%)로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 진흥을 위해선 근본적으로 언론인 스스로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전제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강성남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신문은 경영적 위기, 산업적 위기,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앞선 두 가지 위기는 법과 제도로 고칠 수 있지만 신뢰의 위기는 오롯이 언론인들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강 부위원장은 “신문사마다 이념은 담길 수 있지만 저급한 정파성에 의해 기사가 제작되는 행위는 언론인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의 신뢰도 조사결과를 차등지원 기준으로 삼는 것이 신뢰위기극복을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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