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로 신문팔기? 중앙일보의 수상쩍은 거래
소셜커머스로 신문팔기? 중앙일보의 수상쩍은 거래
티켓몬스터와 제휴 영화표에 신문 끼워팔기… 공정거래 위반 혐의도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며 중앙일보를 수만부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중앙일보가 티몬을 이용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신문고시 법망을 피한 결합상품으로 새로운 신문 판촉행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가뜩이나 티몬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친인척이 사장으로 있는 회사다. 그러나 공정위와 중앙일보 측은 티몬의 신문판매행위가 신문고시 위반이 아니라며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티몬은 지난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매가박스 영화예매권 10매와 중앙일보 3개월 구독권이 결합된 상품을 3만1900원(정가는 9만원으로 명시)에 판매했다. 티몬은 일정 숫자 이상의 구매자를 모아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해당 상품은 정가의 65% 할인가격으로 판매됐다. 이 상품은 3만8232명이 구매한 뒤 판매 종료됐다.

이 상품이 나오자 신문고시 위반 논란이 일었다. 언론노조는 지난 4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영화예매권 10장을 3만1900원에 팔면서 중앙일보 3개월 구독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신문고시 및 경품고시 위반에 해당되는지를 질의했다.

공정위는 지난 17일 언론노조에 보내온 신문고시위반 심사결과 통지서에서 해당 행위가 신문고시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확인 결과 중앙일보사는 티켓몬스터에 자사 신문을 독자 1인당 월 구독료 1만5000원의 20% 할인가격인 1만2000원에 제공했다”고 밝혔으며 “티켓몬스터가 한시적으로 메가박스 할인 영화 관람권과 연계 판매한 행위만으로는 티켓몬스터를 신문판매 사업자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정위 설명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티몬이 월 1만2000원에 중앙일보 신문을 구입했다면 3개월간 총 3만6000원을 부담한 셈인데, 해당 결합상품 가격이 3만1900원이었다. 메가박스 영화표 10장 가격을 무시하더라도 티몬은 이 상품에서 1억 1850여만 원의 적자를 본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티몬의 대표이사인 신현성씨다. 신현성씨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처조카로, 과거 중앙일보를 통해 수차례나 청년CEO로 대대적인 조명을 받았던 인물이다. 또 메가박스는 중앙일보 계열사인 ISPlus의 자회사다. 결과적으로 이 결합상품은 중앙일보 회장 처조카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중앙일보 자회사의 영화판매권을 묶어 중앙일보를 판매한 셈이다.

조영수 민주언론시민연합 대외협력부장은 “최근 중앙일보의 판촉전화가 많다는 제보가 유독 많다. 중앙일보에서 3개월 구독이 끝난 뒤 다시 전화를 걸어 판촉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영수 부장은 “이번 사례는 신문에 영화표를 끼는 게 아니라 영화표에 신문을 끼워 넣은 판촉행위라 봐야한다”고 밝혔다.

‘메가박스 영화권-중앙일보 3개월구독’ 상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5년간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해야 구입 가능했다. 조선일보의 한 신문지국 관계자는 “한 번 개인정보를 알게 되면 판촉행위를 하는 것은 업계에서 당연한 이치”라고 전했다. 소비자들 역시 해당상품화면에 댓글을 달고 “나중에 유령독자로 등록되면 발행부수만 늘려주는 꼴 아니냐” “중앙일보가 현금으로 주면 걸리니까 이런 식으로 장사한다” “이 상품은 아무리 봐도 중앙에서 사은품으로 영화 티켓을 주는 것 같다”며 ‘강제구독’에 불만을 드러냈다.

해당 상품은 법률위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현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언론위원장)는 “중앙일보와 티몬, 메가박스가 부당하게 가격을 낮춰 다른 경쟁자(신문사 또는 영화관 업체)를 배제해 시장 질서를 흔드는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또 “매가박스 영화권을 원했던 소비자에게 5년간 정보공개와 함께 중앙일보 구독권을 강제로 끼워 판 것은 소비자선택권을 제한한 것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안지훈 변호사(법무법인 정평) 역시 티몬의 결합상품을 두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2호·3호의 ‘경쟁사업자배제’, 또는 ‘부당한 고객유인’이 문제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안 변호사는 “신문고시상의 무가지, 경품 등에 매가박스 영화예매권이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봐야 한다. 영화예매권을 단순경품으로 볼 수 없어 불공정거래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정황상 불공정행위임에는 틀림없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법무팀 정재기 변호사는 안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상품이 대량으로 판매돼 상품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한 구조에 의한 것일 뿐 부당하게 고객을 유인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사안을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박아무개 조사관은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중앙일보가 티켓몬스터 쪽에 발행한 신문대금계산서를 확인했다”고 밝힌 뒤 “해당 상품에 대해 신문고시 위반 신고가 여러 건 들어와 조사했지만 계산서 발행은 사실이며 티켓몬스터를 신문판매자로 보기는 어렵다”며 해당 건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티켓몬스터 법무팀 관계자는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며 답변을 미뤘다. 중앙일보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공정위가 신문고시 위반에 대해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번 신문판매 결합상품을 두고 강성남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 신문고시의 법망을 빠져나가는 신종 판매 행위로서 계속 결합상품이 나오고 있다는 건 신문고시의 본래목적인 공정한 상거래에 위반되는 것”이라 주장했다. 강성남 부위원장은 “사실상 내부관계사들끼리 이뤄진 이 같은 변칙적 거래행위를 막을 수 있는 신문고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영화 상품권을 구매한 사람 중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중앙일보 구독권을 경품으로 제공했으며 구독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제공하지 않았으며 이들의 개인정보는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티몬 관계자는 "사은품으로 제공한 중앙일보의 경우 신문 구독을 희망하지 않는 구매자도 많아 3만8000명 가운데 1만4000여명만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티몬 대표가 중앙일보 회장과 특수관계인 것은 맞지만 티몬과 중앙일보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관계자 해명을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8월21일 오후 2시23분 수정. 편집자 주)
(티켓몬스터 관계자 해명을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8월21일 오후 4시28분 수정.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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