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결방·외주화 논란이 파업 정당성 알렸다"
"무한도전 결방·외주화 논란이 파업 정당성 알렸다"
8명 해고, 70만명 서명, 195억원 손배소, 숫자로 본 MBC 파업… 전무후무할 기록들

170일

지난 1월 30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공영방송 MBC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총파업 투표에서 69.4%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데 따른 것이다. 겨울에 시작한 MBC 노조 파업은 7월 17일 여름 파업을 잠정 중단했다. MBC 51년 역사상 170일 파업 기간은 최장기 파업 기록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 1992년 노태우 정부 당시 PD수첩 불방사태, 노조 간부 해고,  최창봉 사장 유임 외압설로 파업에 돌입해 파업 한달만에 공권력을 투입되고 정치권 중재로 해고자 복직과 공영방송 운영규정 합의로 종결된 50일 파업이다.

1996년에는 강성구 사장 연임에 윗선 개입 의혹으로 파업에 돌입해 노사 동반 퇴진 조건으로 파업을 철회한 24일 파업이 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엄기영 사장이 사표를 제출하고 난 뒤 김재철 사장이 임명되면서 노사 합의로 교체한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에 반발하고 '큰집 쪼인트' 발언을 한 김우중 방문진 이사장의 고소 여부가 논란이 되고 사장에 대한 불신으로 파업에 돌입한 39일 파업이 있다. 

8명

김재철 사장 체제 이후 현재까지 8명의 해고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김재철 사장은 전두환 정권 이후 언론인들의 최대 학살자라는 오명도 뒤집어씌우게 됐다. 파업 돌입 이후에는 박성호 기자회장을 시작으로 이용마 홍보국장, 정영하 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가 차례로 해고를 당했다.

특히 노조 집행부 뿐 아니라 일반 조합원에까지도 해고 조치를 내리면서 업무 복귀를 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해고를 당할 수 있다는 엄포성 징계라는 비난이 나온다. 뚜렷한 징계 사유도 밝히지 않아 부동노동행위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노조법 제81조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당한 노조 가입 및 조직, 활동을 이유로 해고나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195억

대규모 징계에 이어 손해배상청구액에서도 김재철 사장은 기록을 남겼다. MBC 경영진은 16명 노조 집행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액을 기존 30억원에서 195억원으 사향 조정해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195억원이라는 청구액은 대규모 사업장인 금호타이어가 179억원, 현대자동차가 100억원의 파업 당시 노조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액도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손해배상청구은 2000년 이후 노동 현장에서 노조의 무력화시키기 위해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인데, 2012년에는 언론사들이 희생양이 된 셈이다.

135명

지난 2월 21일 "파업 4주가 지나도록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고 노조를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며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던 20년차 이상 사원의 숫자다. 1977년 입사해 35년째 이르는 사원부터 1991년 입사한 21년차 간부 사원까지 총 135명이 동참한 MBC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간부급 사원 성명이다.

이들은 "파업이 시작된 지 4주가 지나도록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노조에 대한 고소와 한시 대체인력 채용 등 강경책만을 내놓고 있다"며 김재철 사장 체제의 강경책을 맹비난했다.

93명

파업 돌입 이후 논란을 낳았던 '1년 후 정규직' 시용기자를 포함해 파업 대체 인력 숫자다. 과거 파업에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인력 채용으로 지난 6월까지 66명의 대체 인력이 투입됐다. 이중 보도국 소속은 46명에 이른다. 또한 MBC는 7월 둘째주에도 27명에 대한 채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27명 중에는 기자 7명과 1년 후 정규직 임명인 시용교양 PD 5명이 포함돼 있다.

특히 시사교양국PD 58명 중 해고를 포함한 징계를 당한 인원이 18명으로 32%에 달한 상황에서 시사교양PD를 추가로 채용한 것은 등 정권을 비판해온 시사교양국 PD들을 솎아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사교양국 비상대책위원회는 "PD들이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으로 프로그램을 비운 사이, 심지어 동료 작가들과 다수 프리랜서 연출진, 출연자들까지 김재철 체제를 거부하고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떠난 상황에서, 그 등에 칼을 꽂는 시용 지원과 입사는 결코 합리화될 수 없다"며 파업 대체 인력과 갈등을 예고했다.

70만

처음 김재철 사장 퇴진 및 구속수사 촉구 운동을 시작했을 때 7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서명에 동참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길거리 서명전은 온라인 서명운동으로 불이 옮겨붙어 사회 저명 인사와 연예인까지 나서며 동참을 하기에 이르렀고, 불과 한달을 좀 넘겨 7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현재 노조가 운영하고 <파업채널M> 사이트 첫 머리 화면에는 시인 김용택, 배우 박지영, 시인 안도현, 작가 박범신, 조국 교수, 만화가 강풀, 시사인 고재열 기자, 이준익 감독 등 사회 유명이사들이 MBC 구하기 100만인 서명운동 팻말을 들고 있는 인증샷도 볼 수 있다.  국민서명운동 이후 조합원들에게 밥차를 지원해 삼계탕을 대접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민서명운동에 대한 열기는 지난 6월 30일 김재철 헌정 콘서트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는 현장으로 이어졌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청 광장에 약 4천여명의 시민이 운집해 김재철 사장 퇴진 목소리를 냈다.

20억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와의 관계를 드러내주는 숫자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울산 MBC 사장과 청주 MBC 사장, 서울 본사 MBC 사장으로 재직한 7년 동안 MBC가 주최했거나 후원한 공연에 J씨가 출연 또는 기획한 공연이 27건에 이르고 이중 16건의 공연으로 J씨에게 20억원 20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2~3월 사이 MBC 방송 51주년을 기념공연으로 열린 뮤지컬 이육사에 11억8900만원이라는 돈이 지급됐다.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서서 무용가 J씨가 사는 아파트의 구기동 인근 동네 식당에서 집중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지난 2년 동안 J씨의 아파트 주변 반경 3km 안에 MBC 법인카드는 162차례, 2500만원 이상이 사용됐다.

1.7%

지난 7일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집계한 MBC <뉴스데스크>의 수도권 기준 시청률이다. 시청률이 종편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오고 것도 무리가 아니다. 파업 이후 무한도전을 빼고 프로그램이 정상화되고 뉴스데스크의 경우도 1시간으로 편성해 정상황에 도달했다는 MBC 경영진들의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지난 2월 노조가 2010년 이후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총 52건이 불공정 방송 사례로 집계했는데 파업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불공정방송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해당 사례로는 최근 미군헌병대의 시민 강제연행 보도 누락부터 시작해 이상득, 정두언 구속영장 보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날치기 체결 축소 보도, 4. 11 총선 당시 편파편집과 편파 영상 논란, 내곡동 사저 축소 보도 등이 있다. 떨어질대로 떨어진 1.7% 시청률도 이 같은 보도 행태로 인한 뉴스 신뢰를 잃어 철저히 시민들이 외면한 결과로 분석된다.

36만

지난 2월 9일 제대로뉴스데스크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 이후 사흘만에 36만 2천여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17분 분량의 제대로뉴스데스크 1회 방송분은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부지를 구입하면서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한 사실을 취재했고 이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의 가족이 소유한 영밀목장 근방의 남이천 IC 부지 땅값이 뛰오른 내용을 취재했다. 제대로뉴스데스크에 대한 높은 관심은 9시 뉴스데스크의 방송 정상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4주

무한도전팬들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숫자다. 그만큼 오래 기다려온 인고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7월 둘째주 24주째 결방됐다. 김태호 PD와 제작진들이 조합원 자격으로 파업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MBC 파업의 양날의 칼과도 같았다. 파업 초반 무한도전이 결방되지 않았다면 MBC 파업 사실조차 많은 시민들이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역설적으로 무한도전 외주 검토설과 폐지설이 흘러나오면서 MBC 파업의 정당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MBC와 노조는 서로 무한도전을 인질로 잡지 말라고 신경전을 썼지만 정작 김태호 PD는 침묵을 지켰다. 그의 말 한마디에 따라 온갖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시점에서 철저히 입을 다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태호 PD는 업무 복귀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에 무한도전 녹화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트윗을 통해“복수의 ‘관계자’ 여러분… 너무 앞서가지 맙시다… 조용히 지켜봅시다… 그게 정말 ‘관계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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