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비난 광고에 오히려 김재철 퇴진 여론 확산
MBC 노조 비난 광고에 오히려 김재철 퇴진 여론 확산
"이래도 정치파업이 아닌가"… "개인비리 방어용, 도덕적 해이 수준 드러낸 광고"

김재철 MBC 사장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MBC가 신문 광고를 통해 맞대응 여론전에 나섰지만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MBC는 27일자 아침 무간지 신문과 종합신문, 경제지 등 17개 매체의 back면 광고를 통해 MBC 노조의 파업을 맹비난하는 내용을 실었다.

MBC가 내보낸 광고는 김재철 사장의 전면 사진에 '상습파업, 정치파업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MBC 노조 파업이 정치 편향성과 폭력성을 보이고 김재철 사장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지난 한 달간 MBC 특보를 정리한 것이다.

또한 광고에는 MBC 파업 집회 현장에 있었던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의원 21명에 대한 사진을 실고 MBC 복귀 후 노조를 비난했던 배현진 아나운서의 글과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기자회 소속 기자들에게 30분간 감금을 당했다는 내용도 실렸다. 

이번 광고는 김재철 사장 퇴진 촉구 서명운동이 탄력을 받으면서 국민 여론이 폭발하자 여론전으로 맞불을 놔서 반전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지만 오히려 국민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광고가 나간 이후 오히려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김재철 사장 반대 여론에 힘을 보태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로 '김재철'이 떠올랐고 관련 뉴스와 실시간 트위 내용들은 MBC 광고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도배가 됐다.

광고 내용도 MBC 파업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이 주를 이루고 사실관계도 명확치 않아 일방적 주장을 실은 것뿐이라는 평이다.

광고에서 배 아나운서가 올린 글 중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내용을 소개한 대목은 노조의 폭력성을 강조하려는 듯 보이지만 이미 MBC 동료 기자들이 ‘그런 사실이 있다면 배 아나운서가 명백히 밝히면 된다’는 반론이 나왔고 현재까지 배 아나운서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감금됐다는 내용 역시 MBC 기자회는 시용기자 채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대화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것이라는 반박이 나온 바 있다. 광고에는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신체적 충격에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라고 말을 바꾼 내용은 실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광고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민주통합당은 자당 의원들의 사진을 실은 부분을 지적하고 "사진을 게재하여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단히 심각한 광고"라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광고의 내용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광고이자 개인비리 방어용 광고로 김재철 사장의 도덕적 해이 수준이 얼마나 심각하고,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기본적인 균형 감각이 상실된 상태인지 확인할 수 있는 광고사건"이라고 규정했다.

MBC 출신인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트윗에서 “MBC후배들이 파업하는 현장에 선배가 들려보는것도 김재철 사장 허락받고 가야하나? 선배가 후배 만나는것도 정치파업? 정말 하나밖에 모르는군요”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의원과 나란히 사진이 실린 통합진보당 심상정 의원은 자신의 트윗에서 "MBC 김재철 사장이 저를 광고모델로도 써주시고 감사합니다만, '상습맨붕, 정치언론의 고리를 끊겠습니다' 이렇게 네 글자만 고쳐주시면 모델료는 안 받을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비꼬았다.

특히 광고 내용은 MBC 파업을 불법 정치 파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파업의 본질이 공정방송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김 사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대응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재철 사장 비리 의혹에 대해 맞대응할 경우 진실 여부를 떠나 의혹이 다시 한번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 김재철 사장 거취 문제가 논의되는 등 MBC 파업의 정치권 해결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MBC 파업의 정치 편향성을 부각시켜 해결 국면을 꼬이게 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BC 정책홍보부 송윤석 홍보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근 노조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도둑질이라는 제목으로 김 사장의 비리 의혹이 담긴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며 "노조 대응 차원에서 비리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는 반박 내용의 전단지를 제작하려다가 노조의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노조의 전단지보다 좀 더 강력한 시그널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 부장은 '상습파업, 정치파업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라는 광고 제목과 관련해 "대충 타협하고 노조에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MBC 노조는 트위터(@saveourmbc)를 통해 "김재철 사장과 그 일당의 신문 광고는 100만 서명운동의 10배쯤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자신들의 수준, 실력, 철학을 스스로 시민들에게 까발린 것"이라며 “주변분 전화 왔네요. MBC파업 잘 몰랐는데 광고 보고 알았다고. 노조가 했다는 김재철 비리공격도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네요”라고 비난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