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oIP 차단 횡포, 방통위는 왜 통신회사들 편만 드나”
“mVoIP 차단 횡포, 방통위는 왜 통신회사들 편만 드나”
[인터뷰]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 김보라미 변호사·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팀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언론연대, 인터넷 주인찾기, 진보넷,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6개 시민사회 단체가 오는 3일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을 설립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망 중립성 포럼’을 구성해 논의하고 있지만 통신사 ‘눈치 보기’가 심각하고 논의 결과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진단 때문이다.

이들 시민단체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은 망 중립성 논란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mVoIP(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 무선 인터넷망의 데이터 서비스에 추가해 음성 전화급의 인터넷 전화 VoIP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다. 현재 국내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5만 원대 이상의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가입자에만 한정해 mVoI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SK텔레콤은 7만 원대 이상의 가입자에게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이 서비스를 차단하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다.

mVoIP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편익을 주고 있지만, 통신사는 수익 감소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 같은 통신사의 반발 때문에 소비자의 편익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의 이 같은 이용 요금 체계를 승인해 왔다. 그러나 ‘모든 통신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을 고려할 때 해외에서도 mVoIP 차단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쪽에서는 방통위가 밀실에서 벗어나 망 중립성 정책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를 모색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럼에 참여하는 김보라미 변호사,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팀장을 통해 mVoIP등 국내 망 중립성 논의 과정의 법적·사회적 의미와 대안을 짚어봤다.

 

-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의 첫 주제로 삼은 이유는?

김보라미: “mVoIP를 빼고는 망 중립성을 얘기하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독특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mVoIP를 허용하는 통신사도 있고 회사마다 요금 정책이 다르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mVoIP 요금제를 전면 허용하는 통신사가 한 곳도 없다. 요금제도 똑같다. 사실상 통신사끼리의 담합이라고 보는데, 방통위는 mVoIP를 차단하는 이 요금제를 인가해줬다. 유럽, 미국에서 인터넷접속서비스사업자들은 허가를 받지 않고도 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진압장벽규제가 있어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들어오기 어렵다. 방통위가 엄청난 규제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통신사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윤철한: “스마트폰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트래픽이 증가되고 인터넷 생태계가 바뀌었다.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 되는 것을 봐도 망 독점이 깨지는 과정이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수익 감소가 현실화 됐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이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해 작년에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망중립성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방통위 산하에 망 중립성 전담반이 꾸려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고 자료조차 공유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mVoIP가 불법적인 서비스도 아닌데 왜 차단이 되는지, 정부가 어떤 논의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용자들의 관점에서 논의를 시작해 보고 사회적 합의까지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포럼이 구성됐다.”

 

- mVoIP가 이용자의 편익을 위한 서비스임에도 방통위가 이를 제한하는 통신사를 규제하지 않은 이유는?

김보라미: “mVoIP를 허용하면 통신비가 인하되는데 방통위가 mVoIP 차단을 용인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추측하건대, 결국 통신사 프레임으로 망 중립성 논의를 이어가려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mVoIP를 서비스하는 작은 회사에 대한 규제는 풀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기존 통신사에 대한 규제는 해야 하는데, 방통위는 작은 회사를 잡으려는 것 같다. 경실련과 진보넷이 mVoIP을 차단하는 SKT와 KT를 '데이터의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없으 송신하거나 수신하도록 한 전기통신역무'위반으로 방통위에 신고하자, 방통위는 인가약관에 근거하였으므로 정당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약관의 내용은 사업자들이 만드는 것이고, 약관을 인가하는 것은 약관의 법률행위를 보충하여 효력을 완성해 주는 것에 그칠 뿐 약관 자체의 위법성을 치유하는 것으로는 해석하기 어렵다. 약관 자체가 전기통신역무위반에 대한 정당한 근거가 없다면 해당 약관은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역무위반이다. ”

- 다른 나라의 규제 기관은 망 중립성 논의와 관련해 국내 방통위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나.

윤철한: “나라마다 통신정책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은 사업자들끼리 경쟁하는 정책이다. 해외에서는 특정 통신사가 서비스를 차단하니까 소비자 차원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원칙을 마련해보자는 차원에서 망 중립성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국내는 외국과 반대되는 목적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국내의 경우 통신사가 mVoIP 같은 서비스를 차단하지 않으면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종의 서비스 제한을 검토하기 위해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mVoIP처럼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사안이 조용히 밀실에서 행정 편의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방통위는 이달 1일부터 ‘블랙리스트’(마트·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휴대전화 단말기의 구입이 가능해져 유통 다변화를 통해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하는 자급제도) 제도를 도입했고, 그동안 통신비를 인하하려고 시도는 하지 않았나.

윤철한: “그런데도 mVoIP처럼 소비자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는데 통신사 수익 보조 때문에 허용하지 못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되레 비싼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이어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mVoIP와 관련해, 통신사들은 ‘깔아놓은 망에 무임승차를 한다’, ‘과도한 트래픽이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보라미: “사실 망 이용 대가를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일례로 국내에서 해외 사이트를 접속한다고 할 때, 접속 과정에서 여러 네트워크를 거쳐서 종착지까지 가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 있는 수많은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접속료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유럽 의회 발행 보고서에도 이 같은 지적이 언급돼 있다.”

윤철한: “무임승차라는 말은 말도 안 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통신사도 이익이 늘었지 않나. 다만, 트래픽 증가와 관련된 투자 비용 논의는 유효하다고 본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자료를 보고 열린 토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안 되고 있다. 밀실에서 정하는 것은 잘못됐다.”

- 통신사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어떻게 망 중립성 논의를 이끌어 가야 하나.

김보라미: “미국과 유럽의 규제 기관은 국가가 규제해야 할지, 인터넷을 어떻게 보호할지, 무엇이 경쟁과 혁신을 저해하는지 등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규제기관은 이 사안을 사업자들끼리 협상해 합의하라고 한다.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이 이뤄지고 있고, 소비자 후생이 제한 받고 있다면, 규제 기관은 칼을 들어야 하지 않나.”

윤철한: “전기통신사업법에 망 중립성 관련 원칙이 들어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역무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처벌받을 수 있다. 방통위가 이 법에 근거해 mVoIP을 차단하는 통신사를 규제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방통위는 통신사 등과 망 중립성 논의를 통해 이 법안의 예외를 두겠다는 것이다. 방통위와 통신사에 공개적인 논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부담스럽다’는 답변이 되돌아 왔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맞는지 정당한지 공개적으로 논의해봐야 한다. 포럼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조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①정당한 사유 없이 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안 되고, ②그 업무처리는 공평·신속·정확해야 하며 ③요금은 전기통신사업의 원활한 발전과 이용자의 이익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 mVoIP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다뤄야 한다고 보나.

김보라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라고 본다. mVoIP를 차단하기 위해 통신사는 내가 사용하는 서비스를 나의 동의도 받지 않고 까볼 수 있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다. 유럽에서 mVoIP 문제를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권 침해 요소가 있는 mVoIP 차단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공정경쟁의 문제도 있지 않나.

윤철한: “mVoIP는 기존의 통신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근본적으로 다른 게 없다. 그런데도 인위적으로 이를 차단하는 것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위법하다. 현재는 통신사에게 어떤 점이 유리한지가 판단의 근거가 되고 있는데 이제는 소비자에게 무엇이 유리한지가 중심이 돼야 한다. (통신) 생태계에 대한 결정을 통신사가 지금처럼 가지고 가는 것이 합리적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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