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지상파라디오 광고 미끼 단속 나서나
방통심의위, 지상파라디오 광고 미끼 단속 나서나
시상품 협찬 고지 전면 금지에 방송사들 반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가 지상파방송 라디오의 시사·보도, 논평 또는 시사토론프로그램에 대한 협찬 광고 관행을 단속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달 23일 지상파방송 심의책임자회의를 열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협찬고지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방송법(시행령 제60조제2항)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의 시사보도프로그램은 원칙적으로 협찬고지가 금지돼 있다. 외부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성과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하는 지상파 시사보도프로그램에서 협찬주의 영향력에 따라 방송이 왜곡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방통심의위가 이번에 단속을 예고한 것이 일반적인 제작지원금 협찬이 아니라 시상품 협찬이라는 데 있다. 시상품 협찬은 통상 방송 중 청취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퀴즈나 ARS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소정의 상품권이나 기념품이 대부분이다. 이번 조치는 방송내용에 개입할 수 있는 거액의 제작지원금 협찬과 동일하게 기준을 적용해 시상품 협찬에 대해서도 부과하겠다는 조치다.

방송법상 지상파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협찬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는 있지만, 방통심의위는 현재까지 청취자와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라디오 방송을 특성을 고려해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는 시상품 협찬은 문제 삼지 않았다.

지상파방송사 심의팀 관계자들은 지난 회의에 참석해 방통위 사무처가 이같은 의견을 내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관례상으로도 허용돼 왔고, 방송법상으로도 충분히 유권해석돼 허용될 수 있는 사안인데도 방통심의위가 일방적으로 협찬고지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또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방통심의위가 시상품 협찬에 대한 단속에 나서 걸릴 경우 방송법 제108조에 따라 방송사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몇만원 수준의 상품권을 관행적으로 협찬을 받아서 선의의 의미로 청취자에게 제공했다가 수천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방통심의위 지상파라디오심의팀은 유관기관과의 만남에서 의견제시를 한 것이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지상파심의팀 관계자는 "방송법상 시사보도프로그램은 원칙상 협찬고지를 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방송 사업자들의 프로그램을 보면 교양,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뉴스클리핑 등 시사적인 정보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어 시사보도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한 "프로그램의 분류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하고 있는데 방송사업자들이 보도교양,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자의적으로 제출하고 방통위가 꼼꼼히 챙겨보지 않고 있다"면서 "방통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상파라디오 심의팀들은 불편한 심경이 역력하다. 방통심의위 통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지상파라디오의 재정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불만이 새어나갈 경우 표적 심의가 이뤄질 수 있어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심의위의 전면 협찬고지 광고 금지는 최근 정부 비판적인 지상파라디오 방송에 대해 자체 모니터를 통해 공정성 심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일었던 표적, 편파 심의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 지상파라디오들의 분석이다. 

방통심의위가 정부 비판적인 지상파라디오를 심의하려다가 반발에 부딪히자 '광고'을 명분으로 지상파라디오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해 익명을 요구한 방송사 관계자는 "지난해 방통심의위 조직개편에서 지상파방송심의팀이 텔레비전팀과 라디오팀으로 분리되면서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가 다소 강화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칼을 휘두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회의 중에는 다들 어이없고 불만스러웠지만, 혹시라도 찍혀서 표적심의를 당할까 두려워 드러내고 반박할 수도 없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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