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연예인과 신문 문화면
[연구실에서] 연예인과 신문 문화면

증면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주요 일간신문의 문화면들이 컬러화보를 중심으로 채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증면의 내용은 주로 국내외 연예인들의 대형 컬러사진들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활동에 관한 각종 소식은 물론이고 사생활에 관한 동정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의 변화는 문화면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정확한 분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문화면의 구성에서 각종 화보가 차지하는 면적이 문자기사가 차지하는 비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컬러화보를 중심으로 전달하는 문화면의 각종 국내외 연예인 관련 기사들이 과연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해 주고 있는가. 귀중한 지면을 할애해 전달하는 기사의 내용들은 정말로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인가. 신문사들은 문화면의 화려한 증면을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독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시작했다. 그러나 비싼 종이와 인쇄비용을 감수하며 결과적으로 신문구독료의 인상을 부추긴듯한 문화면의 증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도대체 인기 연예인들의 화려한 컬러사진과 시시콜콜한 연예계 활동이며 그들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품위를 지켜온 신문들이 왜 이렇게들 열성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연예계 소식이나 스타들에 관한 읽을거리가 필요치 않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하루하루의 일과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화려한 연예계의 소식이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인기 연예인이 되는 꿈을 심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소외된 계층이나 지역의 문제에는 아직도 지면의 할애에 인색한 신문들이 연예계 소식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비난도 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사회의 각종 현안들을 점검하고 독자들에게 사회를 평가하는 잣대로서의 위엄을 가져야 할 주요 일간지들의 이러한 경쟁적인 지면 구성방식은 지양돼야 한다.

오랜 전통을 지니고 사회를 이끌어온 주요 일간지들의 문화면이 지나치게 현란하고 말초적 흥미위주로 돼가는 경향은 독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권위있는 신문사들의 이미지에도 결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다.

증면된 문화면을 채우기 위해 요란한 연예인들의 대형 사진을 써야 하는 기자들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정에 배달된 신문을 집어들때면 각종 요란한 간지들과 함께 그들만큼이나 컬러플한 문화면이 신문으로부터 분리돼 땅바닥에 떨어져도 별로 아깝지 않은 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왕에 증면된 문화면들이 인기 연예인들 위주의 오락적 기사보다는 독자들의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해 줄 수있는 기사들로 채워질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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