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지난 11일 복싱 49kg급 세계 1위에 랭크된 신종훈 선수 인터뷰에서 거짓·왜곡 보도를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신종훈 선수 측은 “조선일보가 대부분 거짓말로 기사를 꾸몄다”며 “이후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정정보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나는 일진이었다. 런던 金으로 속죄하겠다”>라는 인터뷰 기사에서 “신종훈은 중학교 시절 이른바 ‘일진’이었다”며 “매일 아침 체육복 차림으로 경북 구미에 있던 학교로 가서 학생들 돈을 뺏었다. 폭력도 썼다. 방과 후엔 PC방이나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툭하면 가출을 했다”고 보도했다.

신종훈 선수가 학교폭력 가해자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국가대표선수로 성장하였다는 취지의 기사지만 문제는 신종훈 선수가 이른바 일진이 아니었다는데 있다.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에 의해 ‘일진’으로 지목된 신 선수가 입고 있는 피해는 엄청나다.

신 선수는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과도 인터뷰를 했지만 신 선수가 일진이었다느니, 금품을 갈취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유독 조선일보만이 신 선수가 이 같은 범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전하고 있다.

신승훈 선수는 13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인터뷰 할 때 애들끼리 싸움도 할 수 있지만 나는 싸움을 못한다고 말했다”며 “내가 놀기 좋아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다녔지만 (조선일보는) 내가 가출하고 부모님 속을 썩이는 것으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기사를 부풀리는지 모르겠다”며 “(조선일보)담당 기자님께 기사를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내가 하지 않은 말을 보도했냐고 물었더니 ‘미안하다 죄송하다’고만 얘기를 하셔서 나도 그냥 마음이 아프다고만 말하고 그만 두었다”고 말했다.

신 선수는 “그런데 기사 댓글을 보니 이런 놈이 ‘어떻게 국가대표가 되었는지’라는 얘기도 있고 마음이 불편하다”며 “나는 ‘이렇게 가진거 없는 놈이 복싱해서 그래도 국가대표도 되고 빛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 기사 하나 때문에 기자들이 다 그런 쪽으로만 물어본다”고 말했다.

신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이승배 국가대표 복싱팀 감독도 “선수가 말하지 않은 내용까지 어떻게 인터뷰 기사로 들어가느냐”며 “신 선수나 복싱연맹에 계속 전화가 걸려와 ‘어떻게 저런 선수를 받을 수 있냐’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는 선수를 소개한다는 취지에서 신 선수의 연락처를 조선일보 기자에게 알려줬었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할 수 있느냐”며 “정정보도를 요청하던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뷰를 보도한 홍준기 조선일보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거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잘못된 인터뷰임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홍 기자는 “정정보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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