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차례 언론악법 반대 파업 관련 재판중인 최상재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현 SBS 시사다큐팀 PD)에 대기발령조치한 SBS에 대해 SBS의 간판급 아나운서들도 비판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기발령 조치 문제 뿐 아니라 SBS 사주인 윤석민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에 SBS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요구 등 7가지 요구사항을 내세운 최 전 위원장은 29일 점심 때도 나흘째 서울 목동 SBS 로비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날엔 오기현, 박수택, 송영재, 심석태 등 전직 SBS 노조위원장과 채수현 전 언론노조 정책실장, 김금봉 전 SBS뉴스텍지부장, 이윤민 현 SBS 노조위원장, 한웅 뉴스텍지부장, 현준철 아트텍지부장도 동조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농성장에는 이들 농성단 뒤에서 김소원 전 SBS <8뉴스> 앵커와 손범규 아나운서협회장, 김일중·김환·배성재·이병희·최영주 아나운서 등 SBS의 간판급 아나운서들이 “정치권 눈치보기 대기발령 취소하라”, “노동탄압 사주하는 홀딩스는 각성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여 관심을 끌었다.

김소원 SBS 아나운서(현 SBS라디오 <라디오전망대> MC)는 이날 낮 농성을 마친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최 전 위원장 단식농성 동조시위를 벌인 이유에 대해 “당연한 일이었다. 시간이 안맞아서 그렇지 대부분의 SBS 아나운서들도 최 전 위원장 (대기발령 조치가 잘못이라는) 뜻에 공감하고 있다”며 “SBS가 대기발령 처우를 한 것은 안타깝고, 너무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이 내세운 7대 요구사항 면면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농성장엔 박영선 언론연대 대외협력국장과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이필립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추혜선 언론연대 사무총장 등이 참가해 최 전 위원장을 성원했다.

최상재 전 위원장은 이날 이들의 동조방문 및 침묵시위에 대해 “먼길 오시느라 감사하다”며 “SBS의 노조 역사가 13년이다. 전체 언론계가 난장판되지 않도록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밝힌 뒤 현재 미디어렙 입법 안팎의 혼란과 SBS 상황을 언급했다.

“현재 언론노조가 내홍을 겪고 있다. 연내입법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하는 쪽 사람들의 주된 논리가운데 하나는 ‘SBS만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SBS가 그동안 시청자를 위한 방송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 책임이 크다. 그 중에도 내 책임이 크다.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바로잡아 시청자와 국민에 봉사할 수 있는 방송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겠다. SBS인들이 멋진 언론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부탁한다”

앞서 SBS는 최상재 전 위원장이 지난달 말 항소심 법원에서 언론악법 파업과 관련해 유죄를 선고하고 한 달 가까이가 지난 뒤인 지난 16일 최 전 위원장을 돌연 대기발령 조치해 파문을 낳았다. 최 전 위원장은 이를 계기로 자신에 대한 SBS의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를 비롯해 '전 조합간부 연수탈락, 승진배재 사과 및 시정', 'SBS뉴스텍·아트텍 용역비삭감 철회', '윤석민 SBS미디어홀딩스 대표가 SBS 독립경영 보장하고 손 뗄 것', '우원길 SBS 사장 사퇴', '이웅모 보도본부장 등 사퇴' 등 7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지난 26일부터 점심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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