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소셜 분야는 주로 개인의 영역이었다. 소셜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모바일, 패드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해서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이러한 구도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기업은 개인들이 소셜을 통해서 소통이라는 개념을 극대화하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소셜이 가지는 소통의 파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것을 기업화하면 어떨까? 기업용 트위터, 기업용 페이스북 같은 것들이 생기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야머(Yammer), 채터(Chatter) 같은 것들이 생기게 되었고 이렇게 해서 기업 내부에 SNS를 도입한 엔터프라이즈 소셜 네트워크(Enterprise Social Network)이라는 분야가 생겼다. 이것은 소셜의 파워를 기업 내부로 끌여 들여서 기업 내 경영층과 직원들간의 소통, 팀 내부 소통, 조직과 조직간의 소통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내부 직원 간의 소통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직원과 고객, 직원과 협력사, 협력사와 고객 등 다양한 소통의 양식에 소셜의 파워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인터넷을 잘 활용하도록 만든 것이 웹(www, World-wide Web)이다. 웹이 있었기에 인터넷을 사용하기 쉬웠고, 인터넷은 폭발적으로 확산이 되었다. 그런데, 당시 기업에서도 이렇게 정보를 쉽게 찾아가고 활용할 수 있는 웹 기술을 기업 내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인트라넷(intranet)이다. 기업 내부의 정보를 마치 인터넷처럼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인트라넷의 내부 구조와 기술은 모두 인터넷의 내부 구조와 기술이 같다.

10여 년 전 인터넷기술이 기업환경에 적용이 되어 인트라넷이 되었듯이, 같은 관점으로, 소셜 네트워크의 구조과 기술을 그대로 기업 내부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시도 – 엔터프라이즈 소셜 네트워크가 시작되고 있다. 이것은 기업의 직원, 협력사, 고객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는 소셜의 파워를 활용한 마케팅 – 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셜의 파워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 소셜 (미디어) 서비스, 소셜의 파워를 활용한 새로운 영업 방식 - 소셜 (미디어) 세일즈 등이 확산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에 소셜의 파워를 활용한 소셜 PLM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분야가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기업이 소셜의 파워를 받아들여서 고객과 협력사의 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며 기업의 고객을 향한 전방위적인 업무를 재정비하고 기업 내부의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을 가르켜 소셜 오가니제이션(Social Organization) 또는 소셜 엔터프라이즈(Social Enterprise)라고 한다.

물론, 이런 소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직원, 협력사, 고객이 이를 쓰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이 소셜 엔터프라이즈화 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기업에서는 소셜에 잘못 손을 데었다가 크게 손해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있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이 있어왔다. 그래서 쓸데없는 일을 꾸며서 뭐 하러 내가 책임져야 하나라는 의식이 배경에 깔려있다. 이런 반응은 그동안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보다는 변화를 거부하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어차피 고객은 그 기업이 적극적으로 소셜을 활용하든 안 하든 멈추지 않고 어디에선가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블로그,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기업은 이런 고객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오늘날의 고객은 기업의 소리를 일방적으로 듣는 고객이 아니다. 고객은 스마트폰고 태블릿 등으로 무장이 되어 있고 고객들끼리 언제든지 뭉쳐서 기업에 대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 제기, 공동 불매 운동, 기업에 결정적인 해가 되는 정보를 빠르게 유포시키는 등 무형의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 이런 변화된 고객에 대해 기업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통을 하려고 하면 기업이 지는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990년 후반에서 2000년 초반에 CRM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 많았었다. CRM이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물음에서부터, 도입 효과, 활용 방법, 사례, 심지어는 CRM 무용론 등에 대해서 엄청난 토론이 있었다. 그 당시 필자는 CRM이라는 것을 주장했고, 이런 토론에 즐거이 끼어 들었다. 그때 생각이 이런 것이었다. ‘고객이라는 명제는 기업경영의 사라질 수 없는 명제라면, 고객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기법인 CRM이 그대로 사라질 수는 없다. 물론 CRM이 완벽한 솔루션은 아니겠지만, 당시 현존했던 고객관리기법 중에서 가장 나은 것이므로 결국은 기업이 CRM을 도입하게 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CRM이라는 것을 도입을 해왔다.

   
 
 
나는 소셜 엔터프라이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라는 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능동적으로 풀어나가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기법이다. 이것 또한 ‘고객’이라는 경영의 핵심 명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기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소셜 엔터프라이즈도 결국 한 시대를 지배하는 중요한 경영 테마가 될 것이다.

소셜은 이 시대를 끌고 가는 변화의 힘이다. 그 중에서도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