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진보적 사회원로 20여명이 조선·중앙·동아·매일경제 케이블방송인 종합편성채널 거부운동을 천명한데 이어 22일 교수·변호사·시사만화가·독립영화감독·작가 등 600여명이 종편 출연거부 동참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편이 개국 후 선정적이고 편향적인 방송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출연거부, 불시청, 종편 투자·광고 기업제품 불매운동 등 '3불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선언문에서 △개국 첫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를 일제히 내보낸 것 △TV조선이 방송 도중 박 전 대표에 대해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띄워주기용 자막까지 내보내 시청자들의 빈축을 산 것 △채널A가 사실관계 확인없이 방송인 강호동 씨가 23년 전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고 과장보도를 하고 성매매, 성인연극 등 선정적인 아이템을 연이어 방송한 것 등을 지적하면서 "(조중동) 신문이 보여줬던 친권력-친재벌의 프레임이 종편에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선언문에서 "종편 개국은 단지 상업방송 4개가 방송계로 들어온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구정치세력, 재벌권력 등 1% 특권층이 조중동 종편을 앞세워 왜곡, 편파, 과장보도를 통해 99% 국민을 세뇌하고 조종하려는 민주주의 말살 기도가 시작된 것을 뜻하는 것"이라며 "서민, 노동자, 농민, 장애인, 지역주민,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던 언론의 다양성이라는 공공적 가치는 심각한 붕괴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미디어문화예술위원장 유성호 교수는 종편 거부 운동에 동참한 이유에 대해 종편이 갖고 있는 언론으로서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 종편이 탄생하기까지의 입법과정의 부당성, 정언유착에 대한 통찰 등을 언급한 뒤 "내용면에서 부실하고 편파적인, 언론의 순기능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종편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올바르게 지적하고 궁극적으로는 종편을 폐기하는 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류제성 사무처장도 "종편은 정치권의 위법한 날치기로 통과한 법률과 후속조치에 따라 허가된 출범자체가 위헌인 방송"이라며 "정권교체 뒤 종편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요구하고 종편의 인터뷰 요구를 일체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중동 종편 출연거부 선언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국시사만화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문화다양성포럼, 문화연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스크린쿼문화연대, 한국작가회의,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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