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각하헌정방송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PD의 발언을 인용해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이를 트위터에 올린 한 중학교 교사를 문제 삼고 나섰다.

조선은 16일자 1면 기사<어떤 중학교 황당한 국사 시험…선생님 맞습니까>에서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가,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싸잡아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인용된 발언들을 3학년 국사 시험문제에 예문으로 출제하고, 이를 트위터에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에 따르면, 'junomind'라는 아이디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13일 트위터에 자신을 '중학교 역사 교사'라고 소개한 뒤 "09년 5월 시사자키 오프닝멘트를 기말고사에 출제했어요. 분명히 답을 알려줬는데도 이명박이라 쓰는 애들이 있네요…ㅋㅋ"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낸 시험 문제지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시험지에 나타난 문제는 'A는 교회 장로입니다', 'A는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 ‘A는 정적을 정치적 타살 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A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경찰을 앞세워 가혹하게 탄압했다’는 등의 설명을 한 뒤 A 인물을 찾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은 <나꼼수> 김용민PD가 지난 2009년 CBS 라디오 <시사자키>라는 프로그램에서 “정답은 이승만 대통령. 현재까지는”이라고 처음 소개했다. 이 같은 발언이 방송된 이후 김 PD는 CBS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됐다. 

이어 조선은 해당 교사의 소속 학교, 담당 과목, 나이, 전교조 여부 등을 보도한 뒤, 교감에게 해당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 교감은 15일 조선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자에게 해당 내용을) 듣고 보니 문제가 황당하다”며 “시험 문제를 해당 교과 교사들이 공동으로 사전 확인하게 돼 있지만, 이 교사가 그런 문제를 냈다는 사실은 보고받지 못했다. 내일 회의를 열어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꼼수> 방송과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의 발언을 둘러싼 표현의 자유 문제가 여론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조선은 판사들의 페이스북 발언을 문제 삼는 등 <나꼼수> 방송과 방송 내용을 토대로 SNS에서 유통되는 발언을 특정해 1면에서 ‘집중타’를 가하는 보도를 하고 있어, 보도를 둘러싼 적절성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위터에서는 조선의 보도가 입길에 오르며 해당 교사에 대한 응원성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junomind씨는 15일 트위터에 “도움요청! 제가 올린 시험문제를 보고 조선일보 기자가 전화를해서 편향적인 문제를 내도 되냐 지문내용이 교과서에 나오는거냐 등등 물었습니다”라며 “지금 좀 많이 쫄리네요~ 어쩌죠? 근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아내 전화한건지 의문이네요”라고 밝혔다.

김용민 PD는(@funronga)는 16일 트위터에서 “이승만 국부 추앙 안 했다고 조선일보에게 씹힌 선생님 @junomind 결코 쫄지 마세요!”라며 “사악한 족벌언론에게 지적당한 건 거꾸로 선생님의 건강한 역사의식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격려 부탁!”라고 밝혔다. 공지영 작가(@congjee)도 “선생님 쫄지 마세요 일단 팔로합니다”라고 밝혔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중학교 역사 선생님이 낸 이승만 관련 시험지문을 놓고 오늘자 조선이 1면에 신상까지 털고 마녀사냥 중”이라며 “지난번 최은배 판사 때처럼  친일독재부역 조선으로 부터 이 분(@junomind)을 지켜냅시다. 동의하면 폭풍 RT”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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