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당시 종합편성채널 4사가 평균 시청률 1%를 자신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개국한지 2주가 됐지만 평균 시청률이 개국초기보다 오히려 하락해 0.2~0.5%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TV조선의 경우에는 12일 평균시청률이 0.1%대까지 떨어졌다. 유료매체 가입가구가 1500만명이라고 할 때 0.1%라는 건 통계적으로 1만5천명 정도가 해당 채널을 봤다는 얘기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종편채널 4사의 가구 평균 시청률은 0.3%대라는 기대치 이하의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별로 보면 JTBC가 0.389%로 0.341%를 기록한 MBN을 근소한 차로 누르고 선두를 차지했다. 채널A가 0.287%로 그 뒤를 이었으며, TV조선이 0.272%로 4개사 중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특히 TV조선은 12일 시청률 집계에서도 0.176%를 기록해 타 채널보다 하락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이 시청률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킬러콘텐츠가 부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국과 동시에 드라마를 안정적으로 가져간 JTBC와 달리 TV조선은 주말드라마 한편만 17일 편성했을 뿐 평일에 드라마 편성이 전무한 실정이다.

같은날 JTBC는 0.455%, 채널A는 0.268%, MBN은 0.261%를 기록했다. 4개 채널모두 상징적인 수치인 1%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1강3약 구도가 굳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 시청률에서도 특징이 확인됐다. 10~30대 젊은층보다 50~60대 고령층에서 종편 시청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4개 채널 모두 10~30대 층에서는 0.002%~0.088% 정도의 미미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50~60대 이상은 0.1%~0.3%가 종편을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청점유율로 환산하면 80%가 넘는 수치다. 채널A(0.199%)와 JTBC(0.299%)는 50대 여성 시청자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MBN(0.360%)과 TV조선(0.252%)은 60대 이상 남성 시청자가 많았다. 그나마 드라마에서 선전하고 있는 JTBC 정도가 20~30대 여성에게 0.1% 대의 시청률을 얻어 체면을 유지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채널홍보가 덜 된 요인도 있지만 젊은 세대들이 종편이 선보인 프로그램들이 자신들의 감각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시청률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장기간의 데이터가 쌓여야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현재까지의 데이터가 보여주는 경향만 보면 서울수도권·영남지역에 비해 강원·호남지역의 종편 시청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경기·인천에서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은 0.3% 대를 기록했지만 전라·광주지역, 강원에서는 0.1~0.2% 수준에 그쳤다.

한 예로 JTBC의 경우 서울에서 0.529%, 경기·인천에서는 0.410%라는 시청률이 나왔지만 전라북도에서는 0.157%, 광주에서는 0.227%에 머물렀다. 강원도에서는 0.129%에 불과했다.

TV조선은 서울 0.230%, 경기·인천 0.383%, 부산 0.489%를 기록했지만 광주에서는 0.161%, 강원에서는 0.163%의 시청률 밖에 얻지 못했다. 전라북도는 0.067%로 거의 TV조선을 시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다른 시청률조사기관인 AGB닐슨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및 수도권이 0.322%, 영남 0.333%의 시청률을 보였지만 호남과 강원지역에서는 각각 0.247%와 0.273%에 그쳤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환산하면 호남이 영남보다 26% 정도 종편을 덜 본다는 것인데 이 정도는 오차범위를 넘어선 유의미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종편허가를 반대해 온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케이블채널에서 종편채널 검색이 되지 않도록 삭제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전통적인 야당 우세 지역에서 종편 시청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종편채널 시청패턴이 정치성향에 따라 고착화되는지도 주목해볼 대목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표본이 아직까지 충분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종편개국 이후 지금까지 쌓인 자료만으로는 경향정도는 살펴볼 수 있겠지만 유의미한 통계자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TNmS의 조성아 국장은 “분석기간이 일주일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한달 정도 이상의 자료가 쌓인 뒤에야 종편과 관련한 유의미한 시청패턴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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