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우려 속에 출범한 종편이 일주일여 지난 가운데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조중동 방송 공동 모니터단은 “뉴스의 ABC도 못 갖춘 이념편향 방송”이라고 혹평했으며, 다른 전문가들도 “우려했던 대로”라는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종편들의 친 정부적, 이념 편향에 대해 일제히 지적했으며 과장-왜곡 등 저널리즘 원칙에도 충실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동아일보 채널A ‘강호동 특종’으로 대표되는 선정주의에도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으며 일간지와 종편이 번갈아가며 자사 홍보에 열을 올리는 행태에도 일침을 놓았다.

김창룡 인제대 신방과 교수는 “신문시장도 보수신문이 장악하고 있는데 종편 방송도 천편일률적으로 정치 편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박근혜 띄우기와 안철수 죽이기는 내년 정치적 상황(총선·대선)이 시작되면 더욱 적나라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편들이 아직 현 정권에게 받아내야 할 것이 많으니 앞으로도 현 정부와 생사고락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당한 감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민언련 대표)도 “시사 교양은 정치편향이 심각하다”며 “박정희 시대 미화나 박근혜에게 형광등 아우라라고 운운하는 것은 물론 불리한 쟁점을 보도하지 않는 측면에서 편향성이 굉장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신문과 방송의 환경이 다르니, 신문만큼 노골적으로 왜곡보도하거나 편파보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신문에 못지않다”며 “지금이야 제작수준도 떨어지고 시청률도 안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 자리를 잡으면 여론 호도 가능성이 더욱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역시 “첫날 박근혜 보도를 일괄적으로 하는 것을 보며 이것이 종편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론 다양성을 훼손하고 보수적 성향에 치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평했다. 이어 “방식도 노후했고 똑같은 포맷이 재생산되는, 그리고 그 안에서 이전투구가 발생하는 행태가 발생할 것”라고 전망했다. 또한 “방송사고야 발생할 수 있다 해도, 종편은 여러 측면에서 마치 옛날TV를 보는 듯했다”며 “졸속이란게 이런 것”이라고 혹평했다.

조중동 방송 공동 모니터단도 6일 보고서를 통해 “조중동 방송은 그동안 기존 지상파 방송뉴스보다 심층성이 강화된 ‘격이 다른 뉴스’를 내보낼 것이라 호언장담해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본 조중동 메인뉴스는 심층성은 커녕 방송뉴스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ABC’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모니터단은 “시의성 있는 그날의 이슈보다는 자신들이 내세우고 싶은 ‘이념적’ 아이템이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선정적 아이템 등을 앞세웠다”며 “조중동 방송의 아이템 선정과 편집은 뉴스가치에 대한 이들의 판단 능력을 의심스럽게 했으며, 이런 부실한 뉴스로는 시청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 제공이라는 최소한의 역할도 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창룡 교수는 “4개 채널에 종편을 한꺼번에 내준 것부터 정치적인 결정 이었다”며 “산업논리나 언론환경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가 아니고, 제도적 준비도 안 된 상태이니 이런 저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방송의 보도를 신문이 자랑하고, 서로 1등이라고 자랑하는 웃지 못한 일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근 기자 d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