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JTBC·채널A·MBN 등 종합편성채널이 동시 개국한 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안에서는 종편 축하쇼가, 밖에서는 종편 청문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는 아이러니컬한 풍경이 연출됐다.

개국 축하쇼가 열리기 2시간 전 경찰병력이 투입돼 세종문화회관 행사장 입구와 주변을 원천 봉쇄했으며, 종편 개국을 반대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언론인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의 기자회견장 진·출입을 막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종편 개국 반대와 미디어렙 입법을 촉구하며 전면 총파업을 선언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 소속 언론사 노조원 1천여명은 이날 종편 공동 개국행사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집결해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강택 위원장은 “경찰벽에 쌓여서 떳떳하지 않게 개국쇼를 하고 있는 종편은 언론·방송이 아닌 사회적 흉기”라며 “기득권 세력과 결탁해 온갖 특혜를 받아 개국축하쇼를 할게 아니라 청문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집회에는 언론사 노조원 외에 백기완 선생, 홍세화 신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정희 심상정 새진보통합연대 공동대표 등 외부인사들도 참석해 종편 개국 비판에 가세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여기(총파업) 자리가 아니라 안에서 열리는 종편개국 축하연에 여러차례 초청받았지만 갈 수가 없었다”고 소개하면서 “통합진보당을 비롯한 야당이 19대 국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면 종편사업권을 회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서는 또,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 조중동방송 퇴출 무한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종편 개국 규탄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개국행사 참석자와 집회참가자, 경찰병력이 얽히면서 이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종편 개국 행사장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에 막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해산했다.

   
 
 
한편, 같은 시각 종편 4사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국회의장, 김황식 국무총리 등 정·재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국 축하쇼를 진행했다.

종편 개국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금속탐지 검색대가 설치됐고, 경찰들이 방문객들의 가방 안까지 살피는 등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 참석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주최측에 축하영상 메시지를 보내 인사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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