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이 1일 종편 개국에 맞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각 언론사들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각 언론사 노조 지부는 이날 열리는 종편특혜 규탄-미디어렙법 제정 촉구 집회에 결합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각 언론들도 변형운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몇몇 일간지들은 아예 이날 1면 광고를 백지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신문은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와 함께 지역신문인 국제신문, 경남도민일보, 금강일보 등이다. 이들은 백지광고 귀퉁이에 “우리는 조중동 방송의 특혜에 반대하며, 조중동 방송의 광고 직접영업으로 위기를 맞은 저널리즘을 지키기 위해, 광고를 싣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CBS는 전 노조원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라디오 방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현정의 뉴스쇼’의 경우 김현정 앵커 및 제작진이 모두 파업에 참여해 변상욱 기자가 대리 진행했다. 그마저도 김주명 보도국 정치부장이 나와 언론노조 총파업에 대해 설명하고 김재윤 민주당 의원, 허재현 한겨레 기자가 출연해 종편 특혜를 비판하는 등 ‘종편 특집’으로 진행됐다.

허재현 기자는 “종편은 기본적으로 조선, 중앙, 동아일보 이런 수구족벌 언론들의 돈벌이를 위해 국가가 허가해 준 것”이라며 “종편이 잘 정착하면 할수록 조중동의 시장지배력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고 국민들이 알 권리나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모두 후퇴할 것으로 보고 한겨레도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CBS는 외부 진행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노조 소속 진행자가 모두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CBS 표준FM, 음악FM은 비노조원 중심으로 진행자가 바뀌었고, 바뀐 진행자들은 CBS노조의 언론노조 총파업 동참 소식을 전하며 양해를 구했다. 경기방송도 노조원 모두 파업에 참여하면서 비노조원 중심으로 방송이 운영되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 등 일간신문들은 종편출범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보도투쟁’을 전개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온갖 특혜와 반칙을 통해 태어난 보수언론의 종편사들이 언론시장을 황폐화시키는 시대가 막을 올린 것”이라며 “종편이 활개 치는 시대의 우리 사회 모습은 암울한 잿빛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종편이 누리고 있는 온갖 특혜와 거리낌 없는 조폭적 영업 행태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인 공정성과 건전한 시장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며 “종편 개국과 함께 이 땅의 양심·진보세력의 투쟁도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이 싸움에 온 국민이 함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동종업계가 신장개업이라도 하면 의례적이나마 축하를 보내는 것이 미덕이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그럴 수가 없다. 그럴 생각이 없다”며 “종편 출현이 미디어, 언론 전반에 미칠 해악이 불을 보듯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공동모니터단을 구성해 종편의 여론왜곡과 편파적 보도를 감시하는 활동에 나설 것이라 한다”며 “막나가는 정권이 언론의 공공성을 파괴하는 짓을 저지를 때 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은 곧 방조행위가 되고 미디어렙법 제정을 포함해 올바른 언론을 지향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결코 포기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강진구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은 "창사이래 첫 '백지광고'는 노사가 함께 공동기획했으며 재무적인 관점에서 보면 당장이야 손실이 있겠지만 독자들에게 미디어 시장의 혼란상황을 전달하기 위한 상징성을 따진다면 몇천만원 정도의 손실이야 포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독자들이 '백지광고'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보도투쟁에 이어 오후 3시 한나라당사 앞, 5시 종편개국축하쇼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CBS는 200~270여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집회에 참석할 예정이고 MBC, KBS, SBS도 조직별로 100여명이 집회에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와 경향은 각각 150~200여명이 파업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타 언론노조 소속 언론사들은 집행부 중심으로 파업에 결합할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총파업에 전국 45개 조직 1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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