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3일 민주당 조순후보를 연사로 초청, 특별토론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사흘동안 이뤄진 이번 관훈클럽 토론회는 후보들의 ‘시정경영능력’을 검증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전력’시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중론이다. 패널리스트들의 질문함량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현안`못짚은`주변질문

○…이번 토론회가 후보자들이 시장으로서 적격한지의 여부를 가리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토론회를 지켜본 많은 이들은 이같은 결과가 “지나치게 주변적인 질문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상경 변호사(언론위원회)는 “평소 후보에 대한 의문사항을 알아볼 필요가 물론 있으나 서울시정에 대해 각후보들이 갖고 있는 전반적인 견해를 파악하기엔 크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청 공보실의 한 직원도 “시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질문이 너무 적었다”면서 “환경, 보건, 복지 등 시청산하에 있는 17개국이 포괄하고 있는 산적한 현안들이 거의 거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야차별`두드러져

○…일부 패널리스트의 여야후보를 차별하는 듯한 질문내용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특히 MBC 추성춘해설위원이 “정원식후보에게 지나치게 답변하기 쉬운 질문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세대 최양수교수는 “추위원이 정후보를 거들어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지적하고 “심지어 ‘김대통령 신임받는 이유는 뭔가’라는 질문 등 정후보가 ‘자랑’할 수 있는 질문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만화평론가 한창완씨는 “추위원이 정치적인 야심이 있는게 아니냐 할 정도로 정후보에 대한 질문이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주부 박인옥씨(31세·서울시 도봉구 쌍문동)는 “박찬종 후보의 ‘사생활’에 대해 쏟아진 패널들의 질문은 가혹할 정도였다”면서 “패널들의 관심사가 특정분야에 지나치게 한정됐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위원은 정후보에 대한 토론석상에서 선거과열 현상을 우려하면서 “선거가 본래 상스러운 것”이라는 상식이하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단발성에`흠집내기

○…수준이하의 질문이 적지않았다는 것과 질문이 단발성으로 끝나버린 것도 미흡했던 대목으로 평가됐다.

대학직원 권영일씨(홍보과)는 “박찬종후보의 빚문제를 시정운영 능력으로 바로 연결시킨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한 조간신문사의 최모기자는 “조순후보의 전력문제를 들추면서 추성춘 위원이 ‘3공때 청와대 국기 하강식에 왜 참여했나’라고 질문을 던진 것은 흠집내기 이상이 아니라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성대 김정탁교수는 “한정된 시간안에 토론을 끝내려다보니 질문이 연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끝난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예를 들면 정원식 후보가 경원대 입시부정과 연관이 있다거나 동화은행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소문 등도 ‘자질검증’ 차원이라면 꼭 거론됐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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