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중동 지면을 장식하는 공통된 주제 중 하나가 ‘SNS 괴담’이다. 조중동은 SNS 상에서는 ‘한미 FTA가 체결 되면 맹장수술비가 900만원이 든다’, ‘국민건강보험이 없어지고 의료비가 급등한다’ 등 ‘한미FTA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가 쏟아지고 있다’는 질타와 우려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SNS에 대해 먼저 비판의 포문을 연 것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지난 7일자 사설 <트위터, 이대로 가면 ‘언어 테러’의 흉기다>에서 “인터넷‧트위터 여론이 자기편이 아닌 상대방에겐 서로 인격훼손의 저질 공격을 퍼붓는 식이라면 인터넷‧트위터는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저주의 무기가 될 뿐이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11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11일자 사설 <젊은 세대가 怪談에 쏠리지 않는 사회로 가려면>에서도 “…좌파 시민단체와 일부 정당 내 반(反 )FTA 근본주의자(根本主義者)들은 자신들의 세력 근거지로 믿는 20~40대 세대가 FTA에 대한 괴담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며 그에 영합하는 후속 괴담을 계속 생산해내고 있기도 하다”며 “SNS악용이 정상적 언로를 차단하거나 왜곡하고 있는 상황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와 정치의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SNS 괴담’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동아일보는 12일자 사설 에서 “이런 사실(민주당 협상파의 절충안)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협박이 인민재판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SNS 테러나 공권력 무력화(無力化) 기도는 내 편 네 편을 떠나 우리 사회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동아일보 12일자 사설
 
중앙일보는 14일 사설 <광우명‧세종시…이번엔FTA 협박>에서 “이번에는 수년 동안 발달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사이버 협박이 늘고 있다. 특히 절충안에 서명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협박과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협박은 사회의 건전한 갈등 토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무책임한 사이버 테러를 규탄하고 응징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 중앙일보 14일자 사설
 
조중동이 이렇게 SNS여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실제 한미FTA에 관한 SNS 상에서의 여론이 찬성론자들에게 불리하며, SNS여론이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전체 여론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한 탓이다.

소셜미디어분석업체인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16일에서 이달 13일까지 한미FTA에 대한 트위터 여론은 ‘3:1’이다. 반대여론이 찬성여론보다 3배가량 많은 것이다.

한미FTA에 관한 트윗 316,040건 중 부정적인 트윗은 총 20만6341건으로 65.2%에 달했고, 긍정적인 트윗은 6만8935건으로 21.8%에 불과했다. 나머지 3만6946건은 중립적인 트윗으로 분류됐다.

부정적인 여론은 특히 11월 2일날 25,219건으로 절정에 치달았는데 이날은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위원장 남경필) 안건으로 전격 상정한 날이었다.

보수신문과 마찬가지로 한미FTA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괴담으로 치부하고 싶은 쪽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장제원 의원 등이 제안한 일명 ‘SNS 차단법’을 비판 여론에 밀려 철회했지만 SNS상의 여론을 유언비어로 규정하는 한나라당의 속내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서 드러났다. 

홍준표 대표는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SNS에서는 한미fTA 처리와 관련해서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합리적인 온건파에 대해 테러수준의 협박을 가하는 일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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