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앞두고 방송계는 불멘소리를 내고 있다. 부족한 인력으로 제한된 기간에 디지털 수신에 필요한 실무작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기술직은 내년 6월완료를 목표로 송신탑에 올라 송신기를 디지털로 교체해 재배치하고, 안테나의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힘에 붙이는 상황이다.

KBS의 경우 송신소중계소 전국 33곳, 간이TV중계소 309곳을 상대로 디지털 전환 작업을 해야 한다. 지난해 80곳을 작업했고, 올해 130곳을 작업했다. 간이TV중계소 309곳 중 51곳은 디지털 방송 전환 정책으로 새로 생겨나는 중계소여서 대지를 구입하고, 건축 허가를 받고, 도로를 내야 하는 등 행정적 절차도 까다롭다. 이 같은 작업을 담당하는 인원은 11명이다.

박진호 KBS 송신기획팀장은 “올해 한 사람이 10곳이 넘는 작업을 한 꼴인데, 작업이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국으로 보면 약 700개의 송신소를 관리해야 하는데, 인력은 약 200명 정도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디지털 전환 송신시설 중계소 전환율은 KBS 40.9%, MBC 64.7%, SBS 45.5%, MBC계열사 38%에 그치고 있다.

채널 재배치 문제는 방송계 기술직들이 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해 수용된 경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 종료일에 맞춰 디지털 방송 채널을 변경하기로 했는데 방송계의 사정을 고려해 종료일과 채널 재배치 작업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송상훈 방통위 디지털방송정책과장은 “방송사들이 혹한기에 안테나를 교체하고 조정하는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며 “시청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생기는 유휴 대역인 700MHz 주파수 활용 문제는 방송계와 통신계 사이의 힘겨운 줄다리가 예상된다. 방송계는 유휴 주파수를 지상파 차세대 방송에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고, 통신계는 통화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삼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과장은 “2008년 말부터 3년 동안 논의를 끌어온 예민한 문제”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