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이 SNS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유권자들과 소통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에 선거를 진 것이다. 즉, 정치를 잘해야 SNS도 잘할 수 있다.”

김성훈 한나라당 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장은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김성훈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억지로) SNS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며 “국민을 정성스럽게 만날 의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SNS를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7일 여의도에서 만난 김성훈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SNS 명망가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에 대한 철학이 부족하다. 소셜미디어의 기본 철학은 개방과 참여, 공유, 진정성, 속도이다. ‘영입’은 개방과 참여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해서 얼마나 되겠나.”

- SNS에서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관계에서의 진정성을 말한다. 즉, 나의 가치와 철학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는 예전에는 블로그였다면 요즘은 SNS가 대세다. 트위터는 진정성을 빨리 전달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그런 면에서 트위터보다 더 유용할 것이라고 본다.”

- 정치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무슨 이야긴가.
“언론에서는 박원순 당선자의 투표율이 48.5%인 이유가 SNS 때문이라고 한다. 2040세대가 SNS를 봐서 투표했겠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투표한 것이다.”

- 트위터 자체가 진보적이란 견해가 있다. 한나라당에 불리한 것 아닌가.
“진보적이란 말에 동감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당 지지자 중 2040세대의 비율은 25%인데 이들의 99%가 인터넷을 쓴다. 이들의 비율을 40%까지만 늘리면 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넷 실명제나 공직선거법 93조 1항처럼 한나라당이 꼼수를 부린다고 여겨지는 법 조항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 민생문제에서의 개혁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억지로)SNS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이들에게 트위터를 하라는 것은 공부할 마음이 없는 학생한테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것과 다름없다. 자신의 진정성을 표현할 마음부터 들어야 한다. 의원들이 평소에도 지역구에 가서 밑바닥부터 뛰었으면 한다. 국민과 정성스럽게 만날 의지가 있다면 SNS를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할 것이다.”

- 결국 어떤 콘텐츠로 소통할 것인가의 문제일 텐데.
“박원순 시장은 밑바닥부터 뛴 인물이고 자신의 진정성을 표현했다. 그에게 SNS란 이를 위한 더 좋은 도구일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진정성을 표현했던 인물들이 아니다. SNS라는 더 빠른 도구가 나왔지만 이용하기 힘들 뿐이다. 기본적인 의식부터 바꾸고 그 위에 콘텐츠를 얹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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