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눈 찢어진 아이”와 “에리카김-이명박 대통령의 부적절한 관계”가 언급된 팟캐스트 ‘나는꼼수다’ 출연진의 토크콘서트 내용에 대해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별개의 사건”이라고 비판하면서 나꼼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진씨가 지난 30일 밤부터 나꼼수 토크콘서트 언급내용을 비판하자 그의 트위터에는 31일 오후 현재 비판과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진씨가 이에 반박하면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진씨는 31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눈 찢어진 아이와 에리카킴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라며 “그 아이는 지금 한 30쯤 됐을 거에요. 각하의 사생활이 BBK를 이해하는 결정적 열쇠라는 말은 신정아 누드가 사건을 이해하는 결정적 열쇠라는 문화일보의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BBK 의혹의 핵심에 대해 △실소유주가 누구냐 △주가조작에 관여했느냐라며 “그건 에리카킴과 염문을 갖느냐 마느냐와는 논리적으로 독립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씨는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증거나 아니면 최소한 BBK의 실소유자라는 증거가 있어야 하며, 이는 염문이 없어도 두가지 의혹이 사실일 수 있고, 염문이 있어도 두가지 의혹이 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꼼수에 대해 진씨는 “대중의 ‘에너지’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 ‘대중’ 속의 개개인들도 몰라요. 논리, 이성? 이런 거 없이 닥치고 가는 것”이라며 “본인들도 그 익명의 에너지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31일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의 트위터
 
그는 이어 “증오와 분노를 풍자와 해학으로 승화시켜야지, 풍자와 해학으로 증오와 분노를 일으키면 안 된다”며 “스스로 놀이를 망치지 마세요. 분위기 썰렁함을 넘어 살벌해진다. (자신의 지적사항을) 부디 참고하셔서(싫음 말고) 더 좋은 방송이 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진씨의 글에 비판과 냉소를 쏟아붓는 목소리도 나왔다.

닉네임 ‘BlueVelvet1981’는 진씨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행동은 하나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뒤에앉아서 주둥이만 놀리고 있는 사람들 정말 싫어한다”며 “행동 옮길 용기·능력이 없으면 좀 입다물고 계시는게 어떨까요. 주둥이만 놀린다고 세상은 안변해요”라고 지적했다. ‘supertopking’도 “사람들이 (진씨에) 관심을 안주니 질투하는 것이냐”며 “명박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황폐화된 국민에게 위안을 주는 나꼼수 그냥 밀어주면 안되겠니? 나꼼수만의 색깔이 있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진씨의 ‘나꼼수’ 비판에 앞서 최근 발행된 시사주간지 <시사IN>에 나꼼수 출연자이자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씨를 비판하는 기고문이 실려 주목을 받았다.

영화 칼럼니스트 허지웅씨는 시사인 214호에 기고한 ‘내가 김어준을 비판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김어준씨에 대해 “우리 시대의 모세다. 김어준이 하나님, 아니 그러니까 시민의 힘과 상식의 무결성이라는 말씀을 허락받아 ‘나는 꼼수다’라는 석판을 들고 도래했다”며 “김어준이 하나님과 일촌을 맺는 데에는 불타는 떨기나무 대신 안철수나 박원순, 곽노현이라는 아이콘이 동원된다. 이 세계관 안에서는 대마왕 이명박이라는 절대 악의 집권 혹은 나경원류 버섯돌이의 저열함이 보장되기 때문에 유대 민족, ‘아름다운 시민’이 석판의 순결함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고 풍자했다.

   
각하헌정방송 나는꼼수다 이미지
 
나는 꼼수다에 대해 허씨는 “‘우리 꼼꼼한 이명박 대통령님이 그럴 리가 없다’는 조롱으로 반을 채우고, 나머지 반을 저널리즘에 기초한 생산적인 지적에 할애하는 경우도 있으나 김어준이 마이크를 잡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과거 황우석이나 심형래 광풍의 사례에서 보여주었듯, 김어준은 민중이라는 단어의 중독성에 몸을 의탁한 사람이 듣기 좋아할 만한 말만 골라 하는 방법으로 반지성주의에 기반해 지성인으로서 지분을 획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어준의 문장은 선과 악이 대립하다가 결국 대체 왜 믿지 못하느냐라는 타박으로 끝을 맺는다”며 “‘내가 나름 언론사 사주이고, 그래서 글쟁이 욕망을 잘 아는데, 그러는 거 아니다. 왜 믿을 만한 사람을 믿지 못하고 당장의 허물을 꾸짖으며 절대 악 진영의 지속 가능성에 종사하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 악을 신봉하는 다른 진영에서는 바로 그 우리 대통령님이 믿을 만한 사람일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런 균형감각은 끊임없이 허물어지고, 지식인으로 규정된, 바른 말하는 자들은 전체 판의 흐름에 역행하는 토마(예수의 12제자 중 의심이 많은 이)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는 명백히 종교적인 선동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에 저항할 최소한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민의 힘 운운하는 건 당신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그러니까 ‘빠’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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