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최효종씨가 방송에서 국회의원을 두고 ‘판사가 돼, 여당수뇌부와 친해져 공천을 받은 뒤, 상대후보의 약점을 잡고, 말로만 공약을 내세우면’ 된다고 풍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코너가 <개그콘서트>에서 ‘봉숭아학당-동혁이형이야’ 이후 사라진 정치풍자 코너가 될 지 주목된다.

최씨는 2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이라는 코너에서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선생님으로 나와 “나라를 이끄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 국회의원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고등학교 졸업후에 바로 사법고시 패스하고 국회의원 가장 많이 배출한다는 판사하면 돼요”라면서 “판사되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사법연수원에서 상위 10% 안에만 들면 돼요. 이렇게 판사가 된 여러분은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 원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너무 쉽죠”라고 풍자했다.

최씨는 특히 이렇게 국회의원 후보가 된 뒤 당선되기 위해서는 “그냥 선거 유세 때 평소 안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돼요”라고 말했다. 특히 “평소 먹지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라고 언급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운동을 연상케 했다. 

   
2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씨
 
선거유세를 하는 방법으로 최씨는 “공약도 어렵지 않아요. 그 지역에 다리를 놔준다던가, 지하철 역을 개통해준다던가 (하면 되는데), 현실이 어렵다구요. 괜찮아요. (그냥) 말로만 하면 돼요”라고 훈수했다.

또한 최씨는 “이래도 당선될까 걱정이라면, 상대방 진영의 약점만 잡으면 되는데, 과연 아내 이름으로 땅은 투기하지 않았는지, 세금은 잘 내고 있는지, 이것만 알아내면 (되는데), 그래도 끝까지 없다면 사돈에 8촌까지 뒤지세요, 그러면 하나는 걸리게 돼있어요. 이렇게 해서 이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 될 수 있어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러분들 쉽게 국회의원 돼서 서민을 위한 정책 펼치세요”라고 조언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속이 다 후련하다면서도 MBC <무한도전>처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동원한 압력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아무개는 KBS <개그콘서트> 시청자게시판에 “지금 대한민국에 법·정의·공정·인권·민주주의라는 것을 논할 수 있을까요?”라고 꼬집었고, 이아무개는 “개그콘서트도 무한도전처럼 처벌받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라고 걱정했다.

   
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의 최효종씨
 
이아무개는 이어 “요즘 말 한마디 잘못하면 일단 수사 들어오는 세상인데 괜히 다칠까 걱정이네요”라며 “암튼 멋진 개그 진짜 감사합니다. 속이 다 시원해지네요”라고 평가했다.

박아무개도 “얼마 안 있다가 위에서 압박들어와서 방송에서 못 볼까봐 걱정, 그럴 일이 없기를…그런데 최효종씨 팬으로서 최효종씨가 걱정”이라며 “시청자입장에서야 이런 코너가 있어서 좋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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