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사가 예고됐던 파업 예정일을 3일 앞두고 극적으로 단체협약안에 합의했다.

노사는 23일 오전 김재철 사장·정영하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본교섭을 열어 핵심 쟁점인 공정방송 보장을 제도적 장치와 관련해 의견접근을 이루었다. 주요 내용은 본부장에 대해 부임 1년 뒤 조합원 의견조사를 실시해 3분의 2 이상이 반대할 경우 사장에게 결과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공정방송 침해 당사자에 대해 노조가 실질적인 문책 요구 권한을 갖게 한 것 등이다.

노사는 또 다른 핵심 쟁점인 ‘MBC 정상화’와 관련해서도 약간의 진전을 이루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제작자율성 보장 요구에 대해 사측은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일정한 조치’를 하기로 했고, 보직 간부에 대한 상향평가도 보장하기로 했다. 지역사들의 경영자율성 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사 동수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26일로 예정된 파업을 잠정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날 본교섭 자리에서는 지난 2008년 ‘광우병 편’을 제작한 < PD수첩 > PD들에 대한 사측의 중징계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이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한, 이 문제를 단체교섭에서 이야기하는 건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대신 인사위원회 재심 청구와 법적 소송 등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노사는 오늘 오후 4시경 다시 만나 최종적인 합의 문안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