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한 중앙일보의 기사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언론사가 스트레이트가 아닌 기획성 기사로 동종업계의 다른 언론사 수장을 비판하는 게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중앙은 지난 10일자 2면에 <김재철 MBC 사장 말발 안 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MBC가 흔들리고 있다”로 시작한 기사에서 중앙은 △MBC 노사가 단체협약 건으로 간담회를 열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김재철 사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고 △김 사장이 지역 MBC 통폐합을 두고 사표를 던졌다 복귀하면서 노조가 총파업 돌입 시기를 논의하는 등 갈등이 깊어졌으며 △MBC경남이 통폐합에 반대한 사원을 무더기로 징계해 표적 징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 최근 대법원의 ‘’PD수첩’ 판결 이후 MBC가 ‘사과 방송’을 한 데 대해 노조가 “대법원이 언론자유에 대한 원칙적인 인식을 피력했음에도 사측이 판결의 취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과했다”며 반발한 사실도 전했다.
중앙일보 9월10일자 2면. | ||
언론계에서는 최근 MBC가 경력기자 공채에서 중앙일보 출신을 선발해 중앙이 ‘보복성’ 기사를 쓴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MBC가 지난 8일 경력기자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는데, 과학전문기자 1명을 제외한 경력기자 2명이 공교롭게 모두 중앙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앙의 한 관계자는 MBC 경력기자 공채 결과가 알려진 뒤 MBC 보도국 간부에게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중앙은 오는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 jTBC 출범을 앞두고 두 기자의 MBC행이 사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쳤다며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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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진숙 홍보국장은 “내용이 기획성이고, 긍정적으로 묘사한 게 아니어서 상당히 놀랐다”며 “기사가 나온 근거로 생각한 것이 있긴 하지만 구체적 언급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의 한 관계자는 “공채를 통해 선발한 것이고, 처음도 아니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MBC에서 중앙 쪽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가 그럴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