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한 중앙일보의 기사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언론사가 스트레이트가 아닌 기획성 기사로 동종업계의 다른 언론사 수장을 비판하는 게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중앙은 지난 10일자 2면에 <김재철 MBC 사장 말발 안 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MBC가 흔들리고 있다”로 시작한 기사에서 중앙은 △MBC 노사가 단체협약 건으로 간담회를 열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김재철 사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고 △김 사장이 지역 MBC 통폐합을 두고 사표를 던졌다 복귀하면서 노조가 총파업 돌입 시기를 논의하는 등 갈등이 깊어졌으며 △MBC경남이 통폐합에 반대한 사원을 무더기로 징계해 표적 징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 최근 대법원의 ‘’PD수첩’ 판결 이후 MBC가 ‘사과 방송’을 한 데 대해 노조가 “대법원이 언론자유에 대한 원칙적인 인식을 피력했음에도 사측이 판결의 취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과했다”며 반발한 사실도 전했다.

   
중앙일보 9월10일자 2면.
 
중앙은 “김 사장 개인의 리더십 문제도 있지만, MBC는 경영구조상 정부에서 사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노조와 늘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익명의 MBC 관계자 말을 전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지난해 2월 엄기영 당시 사장이 사퇴하면서 MBC 사장에 선임된 뒤 올해 2월 3년간 연임이 확정됐다. 정치부·도쿄특파원·보도제작국장 등을 거쳤고 울산 MBC와 청주 MBC 사장을 역임했다”고 기사를 마무리하는 등 비판의 초점이 김 사장에게 맞춰져 있다.

언론계에서는 최근 MBC가 경력기자 공채에서 중앙일보 출신을 선발해 중앙이 ‘보복성’ 기사를 쓴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MBC가 지난 8일 경력기자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는데, 과학전문기자 1명을 제외한 경력기자 2명이 공교롭게 모두 중앙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앙의 한 관계자는 MBC 경력기자 공채 결과가 알려진 뒤 MBC 보도국 간부에게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 중앙은 오는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 jTBC 출범을 앞두고 두 기자의 MBC행이 사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쳤다며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이진숙 홍보국장은 “내용이 기획성이고, 긍정적으로 묘사한 게 아니어서 상당히 놀랐다”며  “기사가 나온 근거로 생각한 것이 있긴 하지만 구체적 언급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의 한 관계자는 “공채를 통해 선발한 것이고, 처음도 아니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MBC에서 중앙 쪽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가 그럴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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