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일간지인 국제신문의 송석구 명예회장(71)이 최근 사장에게 사표를 강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노조 측은 이 뿐만 아니라 송 명예회장의 월권과 전횡이 도를 넘었다며 “국제신문에서 손을 떼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지부장 강필희)는 6일 <64년 ‘국제의 자존심’ 짓밟혔다>는 성명에서 “송 명예회장은 국제신문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송 명예회장은 최근 이정섭 회장에게 회사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직접’ 물어봤다는 이유로 권명보 사장에게 7일 오전까지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사무실로 사표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이 회장에게 △3년 전에 퇴사한 박모 전 편집국장이 최근 상무로 회사에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송 명예회장이 총무국장에게 지시한 부산 거주용 아파트 구입건, △김모 전 논설주간을 사외이사겸 비상근 논설고문으로 재영입한 경위 등에 대해 확인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권 사장은 7일 서울에서 송 명예회장과 면담을 가진 후 본사로 돌아와 ‘박 전 편집국장 영입건과 사장 사표 건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고 사원들에게 밝혔다고 노조는 전했다.

그러나 노조는 “송 명예회장은 5년 전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수십 명의 직원을 잘라내고 신문을 반신불수로 만든 바 있다”면서 “회사의 경영사정이 가장 어려울 때 가천의대 총장으로 홀연히 옮겨갔다”고 송 명예회장을 비판했다. 노조는 또 권 사장이 송 명예회장의 부산 체류용 아파트 구입 건과 김모 전 논설주간 재영입 건에 대해서는 송 명예회장의 뜻에 따르겠다고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더 큰 우환의 불씨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도 15일에 부산시 연제구 국제신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송 명예회장은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의 사장으로 재직하면서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자문위원단 자문위원을 맡음으로써 부적절한 정치 행보를 해왔다”며 자신 사퇴를 촉구했다.

송 명예회장은 2006년 당시 대주주(지광스님)의 ‘경영대리인’으로 선임돼 이듬해 1월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2008년 2년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가천의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0년부터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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