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교수)의 서울시장 후보 불출마 선언 이후 그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강타하는등 대선 구도가 급격한 요동을 치고 있다.

그러나 추석연휴를 앞두고 각 언론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격차가 널뛰기를 할만큼 큰 차이를 나타내 되레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BS가 지난 8일 여론조사기관 TNS미디어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대통령 선거에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와 야권의 안철수 후보가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의원에 45.9%, 안철수 교수에 38.8%가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15.3%였다. 박 의원이 안 교수를 7.1%포인트 앞선 것이다.

전국에서 1500명을 집전화를 이용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이번 조사의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박 의원과 안 교수의 지지도 차이인 7.1%포인트는 이번 조사의 오차한계 최대치인 6.2%포인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8뉴스>

   
지난 9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이에 반해 MBC가 지난 8일 엠비존 씨엔씨에 의뢰해 전국의 19살 이상 성인남녀 1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대선 선호 후보로 양자 구도일 경우 박근혜 전 대표 32.6%, 안철수 교수 59.0%로 안 교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MBC 여론조사결과가 SBS와 차이를 보인 이유는 조사방식이 휴대전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휴대전화 조사방식은 임의로 전화를 걸어 응답을 받은 것이 아닌, 조사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패널 조사 방식이다. 최근에 나온 어느 여론조사보다 안 교수가 높게 나왔다.

MBC는 9일 9시 뉴스에서 김영원 숙명여대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자발적으로 그 패널에 가입한 분들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자기의 어떤 성향을 표출하고자 하는 이런 의욕이 좀 강한 분들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래서 그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편으로, 10일자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교수가 박빙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자사 조사연구팀을 통해 지난 8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46.6%, 안철수 46.3%였다. 중앙의 조사방식 또한 달랐다.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 즉 전화번호부에 없는 사람까지 조사하기 위한 임의번호 걸기 방식으로 실시한 것이다.

중앙의 조사방식은 집전화 조사를 했다는 점에서 SBS와 유사한 방식을 썼다. 그러나 같은 날 진행한 여론조사가 이렇게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중앙일보 9월 10일자 1면

심석태 SBS 기자(뉴미디어·뉴스기획 담당)는 10일 저녁 SBS 취재파일에서 “같은 시기에 진행한 여론조사가 이렇게 큰 차이를 나타낸다면 여론조사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만도 하다”며 “시청자, 독자에게 뭔가 정보를 제공하려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실시하는 여론조사가 이렇게 제각각으로 나타난다면 오히려 혼란만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1일 오전 “당연한 결과”라며 “그동안 집전화 여론조사를 해왔고, (고르게 반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의 보완책으로 RDD 방식을 써왔지만 휴대폰 조사 역시 한계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휴대폰 전화 보급률이 높다해도 노장층에까지 보편화돼있지 않다”며 “안철수에 대한 지지도는 화이트칼라, 고학력층, 자영업자, 젊은층에 높은데, 휴대전화 번호의 노출빈도 역시 이 계층이 높다. 반면, 장년층 이상은 사회·경제활동이나 인터넷 상거래 등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휴대폰 자체가 노출돼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KT 전화번호는 가입자가 공개가 되는 반면, 휴대폰 전화번호의 경우 사용자가 동의를 해줘야 조사대상으로 포함시켜 쓸 수 있다고도 홍 소장은 전했다.

그럼에도 기존의 전화조사 방식의 한계 역시 뚜렷하기 때문에 보완할 해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 소장은 “평일 집전화 조사의 경우 대부분 주부나 장년·노년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평일에 할 경우 저녁시간대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요즘 이런 것을 지키는 여론조사기관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철수 효과가 박근혜 대세론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홍 소장은 “여전히 50대 이상은 박근혜 지지가 확고하지만, 20~40대는 안철수가 크게 높다”며 “전체적으로 박근혜 대세론을 필적할 만한 엄청난 상대인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아직 얼마나 더 앞서냐 뒤지냐를 논하기엔 이르며, 아마도 추석 이후 ‘안철수 교수가 대통령감이냐’에 대한 여론이 어느정도 형성되느냐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