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낳았던 검찰의 무차별적인 피의사실 공표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무부가 도입한 공보준칙(‘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이 이번 곽노현 교육감 사건에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법무부훈령으로 제정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은 수사사건의 공개방식과 주체, 범위, 시기, 절차 등을 비교적 엄격하게 규정했다. 공보준칙에 따르면, 사건을 언론에 알리는 공보의 주체는 공보담당관(지방검찰청의 경우 차장검사, 대검찰청은 대변인 등)이다. 이번 사건의 공보담당관은 공상훈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이지만, 공 차장을 인용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검찰 관계자’ ‘검찰은~보고 있다’ ‘검찰은~조사하고 있다’ ‘알려졌다’ 등의 표현이 쓰였다.

또한 공보준칙에는 “공보는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에 한정하며, 주관적 가치 평가가 언급되지 않도록 한다”(13조 2항) “유죄를 속단하게 할 우려가 있거나 추측 또는 예단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14조 1항)는 등의 금지조항이 있다. 이번의 경우 검찰이 곽 교육감이 줬다는 2억 원의 자금출처에 대해 개인 돈이 아니라 ‘후원금’ ‘선거잔금’ ‘판공비’ ‘단체’ 등에서 흘러왔을 가능성을 보고 조사중이라는 류의 보도가 적지 않았다.

검찰은 피의사실 공표나 언론플레이라는 비판에 민감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의 한 기자는 5일 밤 “이번 사건의 경우 이틀에 한 번 꼴로 ‘티타임’ 형태의 취재진 질의응답을 가져왔는데, 곽 교육감 측이 피의사실 흘리기 행태를 비판하자 여러차례 ‘우리가 흘려준 적은 없지 않느냐’고 항변한다”고 전했다.
검찰이 이번에 참고인 또는 피의자 소환 등을 알려줄 때엔 평소보다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MBC 기자는 “참고인의 경우 소환했을 경우 잘 알려주지 않거나, 소환한 이후에나 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 곽 교육감의 부인 정아무개씨를 부를 땐 부르기 전부터 부른다고 미리 언급했다”며 “전과는 좀 다른 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