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 씨가 ‘한예슬 사태’에 관해 칼럼을 썼다. 김여진 씨는 19일 한겨레의 ‘세상읽기’에 <우리 이대로 괜찮은가요>라는 제목으로 한 씨의 행동으로 촉발된 한국 드라마 제작현실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보탰다.
 
김여진 씨는 칼럼을 통해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방송사의 입장 발표와 스태프들의 성명을 봤을 때 보통의 미니시리즈 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70분짜리 드라마 두편, 꽤 긴 영화 한편 분량을 서너달씩 찍는 분량을 닷새만에 찍는 것이라 주연 배우는 모든 신에 등장하니 5일 중 4~5일을 밤새며 찍을 것이다” 라고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얘기했다.

   
한겨레 8월19일자 칼럼.
 
이어 “가장 힘든 건 감독님과 스태프들이다. 그야말로 초인적 버티기다. 꼭, 누구 하나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곤 한다. 작가도 기계가 아닌 이상 시간에 쫓기고 매주 성적표처럼 나오는 시청률에 목이 조이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드라마 제작 현실의 힘든 점을 말했다.

김 씨는 제일 먼저 한예슬 씨의 촬영거부를 접했을 때 방송 펑크에 대한 걱정이 들었고 현장 사람들의 상처도 염려되었다고 글을 이어갔다. 또 주연 배우 외 다른 배우와 스태프가 힘든 노동을 하고 받는 대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들은 비정규직이며 계약직이기때문에 노조를 만들고 부당함에 저항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김 씨는 “한예슬 씨의 행동이 가지고 온 파장에 대해 조금은 안도하는 기분이 든다”라고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드라마의 가장 큰 권력자인 ‘여주인공’인 한 씨가 둔 강수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이렇게 얘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어 한예슬 씨가 “시청자와의 약속” “프로 배우로서의 자세” “받는 돈이 얼만데…” 그 모든 비난을 몰랐을 리 없다“며 돌아와 “자신의 행동에 어느 정도 옮음이 있다고 믿는다고 눈물 한 방울 보태지 않고 얘기하는 그녀가 다행이었다”고 글을 이어갔다.

김 씨는 마지막으로 “사흘씩 잠을 못 자 구석에서 소리도 못내고 울던 아역 연기자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자신의 꿈이기 때문에,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밤에는 잘 권리를 그 어린 나이에서부터 당연히 포기하는 그 마음은 대견해도, 엄연한 아동학대를 미화할 순 없다. 누구를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우리 부디 얘기해보자. 한 사람을 비난하고 사과받고 욕하는 것으로 끝내도 될만큼 우리 모두 괜찮은가?”라고 칼럼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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