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딴지 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애플 앱스토어 팟캐스트 다운로드 순위에서 국내 1위는 물론이고 한때 세계 30위에 오르기도 했을 정도다. 오디오 부문만 놓고 보면 세계 5위다. 국내 50위 팟캐스트 가운데 10개가 '나는 꼼수다' 지난 방송 파일들이다. 인터넷 방송이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나는 꼼수다'는 애플 아이튠즈와 딴지일보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각하 헌정 방송'을 표방한 '나는 꼼수다'는 BBK부터 시작해 인천공항 매각 의혹, 청계재단의 위장 재테크, 4대강 개발을 빙자한 대운하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비리와 실정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용민 PD가 고정 출연진이다. 자기들끼리 신나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의 방송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다음은 김용민 PD와 일문일답.

- '나는 꼼수다'의 인기 비결이 뭐라고 보나.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거나 엄청난 특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다만 우리는 주류 언론이 외면하는 이야기, 그렇지만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되는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려고 한다. 청취자들이 열광하는 것도 그래서 아니겠나. 주류 언론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의구심,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 우리는 그런 답답함을 속 시원히 풀어주려고 한다."

   
딴지라디오 '김어준의 꼼수다'
 
- 돈은 어떻게 버나.
"공동체 라디오 마포FM의 스튜디오를 빌려서 쓴다. 두 시간 빌리는데 5만원인데 출연자들이 늦기도 하고, 사실 편집을 전혀 안 하는 건 아니라서 두 시간이 빠듯할 때가 많다. 아이튠즈에 올리는 건 돈이 안 들고 안드로이드용은 딴지일보 사이트에 올리는데 유지 비용이 월 2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김어준 총수가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딱히 돈이 되는 일은 아니지만 광고를 받거나 유료화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 '각하 헌정 방송'이라고 했다. 듣다 보면 아, 이런 발언은 좀 위험한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걱정은 안 되나.
"방송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각하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웃음) 워낙 재테크에 출중하시고 워낙 섬세하신 분이라 주위 사람들을 사랑으로 챙기시기 때문에 오해가 좀 있는 것 뿐이다. (웃음) 우리는 각하에 대한 그런 오해를 풀어주려고 이 방송을 시작했다. 사실 너무 수위가 높아서 잘리는 부분도 많다. 이 정도 비판과 풍자를 허용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꽉 막혀있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김용민 '나는 꼼수다' PD(왼쪽).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 방송 준비는 어떻게 하나.
"아무런 대본도 없다. 출연자들이 각각 알아서 메모를 해오기는 하지만 그냥 준비 없이 한다고 보면 된다. 정봉주 전 의원은 BBK 저격수라고 불렸을 정도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주진우 기자도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이명박 전문가 아닌가.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이 방송을 계속할 계획이다. 방송할 주제는 넘쳐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대통령이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팟캐스트 방송이 시작된 건 꽤 오래 전 일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팟캐스트도 브로드캐스팅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지상파 라디오 보다 더 많은 청취자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봐라. 4세대 이동통신이 시작되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 다운로드 시간도 훨씬 짧아질 것이다.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는 것과 동시에 방송이 시작된다. 게다가 언제든 원하는 때 방송을 들을 수 있고 멈췄다가 이어서 들을 수도 있다. 제작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이런 대안 방송이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고 본다."

- 원래 PD가 되고 싶어 했다고 들었다. 원래 직업은 시사 평론가 아닌가.
"아침 6시부터 일과를 시작해서 7개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이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에 비유하는 오프닝 멘트를 하다가 잘린 뒤로 대학에서도 일자리를 잃었는데 그래도 여기저기서 오란 데가 많더라. 그래서 박리다매로 여기저기 부르는 데는 다 간다.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나는 꼼수다'다. 대중을 계몽하기 보다는 다락방에 모여 함께 웃고 떠드는 그런 분위기의 방송을 만들고 싶다. 각하께서도 이 방송을 즐기셨으면 좋겠다."

'나는 꼼수다'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3년 2월까지만 방송될 계획이다. 김 PD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방송을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방송인데 감옥에서는 스마트폰을 쓸 수 없을 테니까.

이 방송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아이튠즈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딴지일보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담아서 들으면 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도 MP3 파일을 내려받아 들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에서는 http://old.ddanzi.com/appstream/ddradio.xml
아이폰에서는 http://itunes.apple.com/us/podcast/id43862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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