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8시부터 방송되는 KBS 다큐드라마 <역사의 라이벌>은 내시 이야기 ‘연산의 두 환관’편이 나간다. 조선조 내시였던 김초선과 김자원의 이야기다.

김초선은 잇따른 사화로 왕권이 강화되면서 신하들이 연산군에게 진언은 커녕 말조차 함부로 꺼내기 어려웠던 시절, 왕에게 앞장서서 진언을 하고 왕의 폭정에 문제를 제기한 내시였다. 이에 비해 김자원은 내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여 연산의 총애를 받으며 나름대로 권력을 누리던 내시였다.

<역사의 라이벌>은 두 내시의 삶을 통해 연산군시대 왕권과 신하의 갈등을 새롭게 조명해 보는 것은 물론 내시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도 함께 마련한다.

<역사의 라이벌>은 학습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소재선정부터 대본구성, 그리고 촬영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연구와 고증이 필수적이다. 소장학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과 함께 역사를 공부하고 때론 원로 사학자에게 자문하기도 한다.

조선을 통사적으로 훑어내려오기 때문에 소재는 비교적 일찌감치 정해진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라이벌이 흔한 것도 아니어서 때론 특수한 관계를 라이벌로 만들기도 한다.

작가인 김항명씨는 오랫동안 사극을 비롯, 많은 드라마를 써온 사람이다. 하지만 <역사의 라이벌>은 원전의 말을 가급적 그대로 살리면서 말의 줄기를 이어 나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드라마를 쓰는 일과는 크게 다르다. 작가가 고민 끝에 대본을 써오면 제작진이 촬영을 위한 대본 검토에 들어간다.

드라마를 맡은 프로듀서는 좀더 재미있는 구성을 위해 대본을 수정하자고 한다. 다큐멘터리 부분을 맡은 프로듀서는 역사적 사실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드라마 프로듀서와는 다른 방향에서 대본을 바꾸자고 한다. 결국 여러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수정방향이 결정된다.

처음부터 연구와 공부의 연속이었지만 제작과정에도 어느 프로그램보다 회의가 많은 프로그램이 바로 <역사의 라이벌>인 것이다. 촬영이 시작되면 드라마팀과 다큐팀은 각자 촬영을 진행한다. 각자 자기가 맡은 부분을 순서에 관계없이 제작하고 난 뒤에 나레이션과 음악만 최종적으로 입힌다.

우리 역사를 긍적적인 면에서 조명해 보고 시청자에게 새로운 사관을 제시하려는 <역사의 라이벌>이 과연 내시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지 15일 오후 <역사의 라이벌>에서 검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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